“사명감이 투철하고 정직하나 융통성이 없는 서피코 경관은 돈이 든 봉투를 편지인 줄 알고 전해 받는데, 그 사건이 불씨가 되어 경찰들 사이에서 만연된 부정 부패를 척결하고자 고위층의 수사를 여러번 요청한다. 하지만 동료들로부터는 질시와 협박을, 경찰청장을 비롯한 간부들로부터는 적당히 살라는 회유를 받으며 많은 좌절과 갈등을 겪다가 마지막 수단으로 뉴욕 타임즈에 폭로시키자 당시 만연했던 경찰의 부정부패가 여론화되어 수정 궤도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마약반으로 옮겨져 보복적 사고로 총상을 입는다.”

한 개인의 불굴의 의지로 거대한 조직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는 이제는 익숙한 영화 스토리이지만 항상 호감을 갖게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런 의지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본받아 실천하게 되기보다는 내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서 이뤄지기를 바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시드니 루멧과 알 파치노의 ‘형사 서피코’는 개인의 의지로 뉴욕 경찰 조직에게 만연했던 부패와 부정을 폭로하고 이로 인해서 죽음의 위협에 직면했던 서피코의 실제 삶을 영화로 담아냈고, 가장 탁월한 연출력을 보이던 시기의 시드니 루멧의 부족함 없는 연출과 정의감에 넘치는 서피코의 모습을 분출하듯이 연기를 하고 있는 알 파치노의 연기가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영화는 동료들의 방관 속에서 총격을 받아 병원으로 향하는 서피코의 모습을 보이며 시작하고, 그 이후 서피코가 어떻게 동료들에게 등을 돌리고 배신자의 낙인이 찍히게 되었는지를 속도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시드니 루멧은 되도록 장면들을 길게 찍지 않고 짧게 끊어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이야기는 여러 에피소드로 나뉘도록 만들어내고 있고, 그 나눠진 이야기 속에서 서피코의 개인적인 일상과 사랑 그리고 삶과 함께 그가 어떻게 뉴욕 경찰 조직에 환멸하게 되고 부정을 폭로를 하게 되는지를 담아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이상한 것은 비리를 저지르는 대부분의 경찰들이 아닌 그 비리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서피코일 것이다. 아마도 경찰이 그저 직업이고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일 뿐인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리 경찰이라는 직업이 삶 그 자체이고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서피코의 입장의 차이 때문일 것이고,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무언가의 이득을 얻으려는 이들과 손해를 감수하려는 서피코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서피코는 아마도 고전 적인 의미에서 카우보이이고 서부시대의 보안관일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귀감은 되지만 그리 흔하게 존재하지는 않는다.

또한 서피코의 입장에 동조하면서도 그의 입장에 불편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대부분 조직의 이해관계와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통해서 공공조직이 공공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조직 자체의 그리고 내부적인 이해관계를 우선하게 되는 관료제의 폐해를 엿볼 수 있다.

이로 인해서 치안과 범죄를 제거하는 것보다 조직 내부적인 이해관계와 상납금이라는 보이지 않는 이익에 더 몰두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범죄 조직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거기에 관료적 성향까지 더해서 더욱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그런 부정적인 모습이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상황 속에서 서피코는 경찰 조직에 몸을 담게 되고 그로 인해서 그는 개인적인 갈등에 빠지고 조직과도 갈등하게 된다.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그 나름대로 노력하고 그 노력을 어떤 방식으로 평가하든 그는 손해만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 노력을 영화는 사실적으로 보여주어 그의 노력과 행동에 대해서 공감하게 만들고 존경심을 갖게 만든다.

결국 어떤 조직에서도 그 조직이 보여주어서는 안 될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 때가 있고, 그런 모습이 하나의 암묵적인 제도처럼 이뤄지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상부의 묵인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작품은 마무리 짓고 있고 개인의 노력이 아닌 조직 내부적인 시스템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끝을 맺고 있다.

관료사회를 살아가는 어느 곳에서나 이와 유사한 문제는 발생된다. 영화와 같이 부정과 부패로서 문제가 발생되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문제점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런 문제점이 발생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사실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가 어떤 근본적인 원인 속에서 발생되는지와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인 것 같다.

모든 것이 문제없이 돌아가는 사회는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으로 정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인 노력으로 올바람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올바름을 검토하고 개선을 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