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문제에서 예술 영화로 전환한 스파이크 감독의 작품. 흥행과 비평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NBA 진출의 꿈을 안고 있었지만 이루지 못했던 제이크(덴젤 워싱턴 분)는 농구에 뛰어난 자질을 갖춘 아들 지저스를 통해 하류 계층에서 탈피, 신분 상승을 하고자 한다. 지저스는 언제나 자신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아버지에게 심한 반발감을 갖는다. 제이크가 말다툼 끝에 실수로 아내를 죽이게 된 후 지저스의 반발감은 극에 달해 증오로 바뀐다. 아내 살해죄로 복역중인 제이크. 그에게는 미국 내 최고 고교 농구선수인 아들 지저스가 있다. 어느 날, 제이크에게 지저스를 주지사의 모교로 진학하게끔 설득해 주면 형기를 감면해 주겠다는 제안이 들어오고, 제이크는 식중독으로 위장해 일주일의 자유시간을 얻는다.

한편 지저스는 학교의 농구 코치, 여동생, 여자 친구, 이모부, 에이전트 사람들의 기대와 유혹 속에 대학이냐 NBA 진출이냐를 놓고 심한 갈등에 빠진다. 지저스를 스카우트하기 위한 온갖 금지된 불법이 행해지고, 증오하던 아버지를 만나게 된 아들은 아버지도 역시 자신을 이용하리라 생각한다. 제이크는 아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되고, 지저스는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알게 된다. 수많은 돈과 유혹,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진정 그를 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지저스는 이제 1주일 안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Public Enemy - He Got Game

사람은 솔직해야 한다.

혹은 되도록 솔직해져야 한다.

그것도 안 된다면 솔직해지도록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냐면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솔직하게 얘기를 한 다음에 글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고,

스파이크 리의 작품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그의 몇몇 작품들을 보기는 했지만,

그리고 그의 이전 작품들과 최근 작품들에 대해서 조금은 흥미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크게 관심을 갖게 되지도 않고 있고, 아마도 앞으로도 크게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물론, 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거나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가 ‘미국 내에서의’ 흑인사회에 대한 집중적인 문제제기를 하던 시기의 작품에 대해서 그 작품이 갖고 있는 완성도를 넘어서 하나의 ‘문제제기로서의 영화’라는 점에서 큰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고, 가끔은 이제는 그때 그 시절에나 관심을 갖게 되는 문제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때의 문제점들이 이제는 해결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방식의 문제제기가 논의의 활성화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아니게 되었다는 뜻이지 그의 문제제기 자체가 해결되었으니 제기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문제제기의 내용에서 조금은 불편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면 어쩐지 그는 ‘미국 내의 흑인사회’에 대해서만 관심을 보였을 뿐이지 전반적인 ‘미국 내의 백인 이외의 인종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고 직접적으로 관심을 보였던 적도 이제야 조금씩 보이고 있기 때문인지 약간은 의문스럽게 그의 작품을 바라보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서 이상할 정도로 그의 작품이 갖고 있는 힘이 떨어져 보이는 것 같다.

이런 관심보다는 불신을 갖고 그의 작품세계를 평가하면서도 굳이 이 작품을 보게 된 이유를 꼽으라면 아마도 그건 이 작품의 주제곡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명 힙합 그룹 ‘퍼블릭 에너미’가 참여한 사운드트랙과 그 중 가장 멋진 순간을 선사하는 주제곡 ‘He Got Game’을 워낙 좋아해서 이곡이 참여한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순전한 궁금함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주제곡처럼 탁월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파이크 리는 이 작품을 마치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는 일종의 교향시처럼 만들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지나칠 정도로 과도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오케스트라의 배경음악 때문에 조금은 거대한 느낌을 갖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들의 생활하고 있는 코니 아일랜드의 풍경과는 조금은 이질적인 느낌을 갖게 만들어서 좋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냥 거리의 음악을 더 집중적으로 들려주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니아일랜드.

미국 뉴욕의 한 지역이고,

흑인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며,

다른 지역에 비해서 낙후되어 있고, 범죄가 들끓는...

바로 그런 곳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청년 지저스는 이름에 걸맞게 미국 내에서도 고등학교 농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이고,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이다. 아직은 이름과 신체조건에 걸맞지 않게 자신의 선택에 의한 삶을 살아가기에는 부족한 시기이지만 그는 그걸 이겨낼 수 있을만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는 하나뿐인 동생과 그를 양육해주는 이모부 가족들이 있고, 그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 사고로 사망하였고, 그 사고로 어머니를 사망하게 만든 아버지 제이크가 있다.

지저스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그의 장래를 위한 어떤 선택을 할지를 모든 농구와 관련된 대학들과 프로팀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때, 뉴욕 주지사는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 지저스가 입학하기를 결정하면 복역 기간을 감면해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을 제이크에게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제이크는 일주일동안 외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아들에게 향한다.

이제 지저스에게 그리고 그의 아버지 제이크에게 놓인 중요한 1주일이 시작된다.

공을 갖고 드리블을 하고,

정해진 규칙에 맞는 방식으로 공격과 수비를 하고 슛을 하여 득점을 하는 놀이인 ‘농구’가 단순한 놀이인 농구가 아닌 스포츠인 농구가 되었고, 그 놀이와 스포츠의 구분선은 지저스가 놓인 상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저스에게 놓인 상황에서 농구를 그저 농구일 뿐이니 즐겁게 즐기면 그만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순전히 말장난으로서 말하고 있을 뿐이다.

작품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보다 더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지저스에게 놓인 상황과 함께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유혹하고 있고, 지저스가 얼마나 그의 선택이 자기 자신의 선택으로만 이뤄질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 상황들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유혹이 어떤 것들인지를 지저스가 아버지를 피하며 드라이브를 하는 장면에서 감각적이지만 사실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술

마약

돈

여자

항상 무언가를 요구하는 주변 사람들

등등등

그에게 향한 유혹과 요구는 수없이 많고,

그 유혹과 요구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은 수없이 적다.

지저스는 그 유혹과 요구와 함께 그동안의 애정에 대한 보상을 하는 말하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노골적인 모습에 점점 더 지쳐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그를 지금의 그로서 존재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아버지 제이크가 나타나 자신을 위해서 장래를 선택해달라는 부탁까지 받게 되며 그는 모든 것에 질력을 낸다. 어린 시절부터 농구 밖에 모르게 만들었고, 그런 그에게 혹독한 훈련을 하게 했던 아버지 제이크는 그의 노력과 함께 지저스 본인의 노력으로 인해 지금의 그가 그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인해서 그의 사랑하는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는 것에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서 아들이 자신을 아버지로 생각하지도 않고 증오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에 괴로워한다.

이런 괴로움과 함께 농구에 대한 애정

주변의 유혹과 요구들

흑인사회의 낙후된 환경까지

스파이크 리는 기존의 자신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관심들과 함께 코니 아일랜드에 대한 다큐멘터리처럼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 공간에서 ‘농구’라는 것이 단순히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서의 농구가 아닌 지독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공 하나에 꿈과 인생역전을 가능하게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흑인들이 어째서 그렇게 죽기살기로 농구를 하는지 이 작품은 철저하게 보여주지는 않을지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는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단순히 신체조건이 유별나게 농구에 맞는 인종이라는 생각은 이 작품을 보면서 순식간에 허물어질 것이다.

스파이크 리는 이 작품에서 이전과는 달리 아버지와 아들과의 갈등, 꿈과 희망, 흑인사회, 우연히 제이크가 만난게 된 여인과의 사랑까지 되도록 하나의 작품에 다양한 요소들을 담아내려고 하고 있고, 그 의도는 일정부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전과 같이 미국 내의 흑인사회에 관한 문제제기를 하려는 의도와 그 의도에 맞는 이야기 구성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이야기 자체가 갖고 있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힘이 조금은 부족해져 보이기도 하다.

선동을 하기 위한 선언문을 쓰던 이가 감동을 주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부분적으로는 성공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여전히 힘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 살아가며 중요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이 작품의 두 주인공인 지저스와 제이크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놓여져 있기는 하지만 그들과는 달리 조금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항상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에서 지저스와 같이 자기 자신만을 고려하며 선택해야 하는지 혹은 자신의 주변사람들도 고려하며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큰 고민에 빠지게 되는 수가 있다.

그렇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과정 중에서 가장 큰 고려사항은 대부분 자기 자신인지 아니면 가족(혹은 주변사람)인지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에서의 지저스의 선택은 조금은 전형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으로 인해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갖게 된다. 이 선택은 전형적인 선택일지도 모르고, 근대적인, 미국적인, 흑인사회에 맞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선택에 대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모를 것이다.

다만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만 우리는 알 수 있다.

그 선택이 그에게 올바른 선택이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의 선택을 바라보며 그동안 내가 했던 수많은 선택들 중 몇 가지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기를 바란다. 아쉽게도 그 선택들 중 한 가지는 이미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항상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후회할 줄 알고 있었던 선택이었고, 여전히 매일을 그 선택을 후회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선택한 것인데... 후회하기에는 늦었다고 말하기 보다는 이미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후회하고 있다는 것에 한심스러울 뿐이다.

당신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나와는 달리 지저스와 같은 모든 이가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He Got Game!!!

그는 게임을 소유했고,

게임을 지배했다.

그리고 당신도 당신의 삶을 소유하고,

당신의 삶을 지배하기를 바란다.

그것을 놓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의 삶이 아니게 된다.

참고 : 1998년 당시 가장 뛰어난 농구선수들이 아주 잠시 스쳐지나간다. 그들 중 당연히 마이클 조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