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은 영웅이 필요한데 ‘왜 아무도 슈퍼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가지는 데이브. 정의 수호를 위해 직접 ‘킥 애스’라는 닉네임을 정하고, 슈퍼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위험 앞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고, 시민을 구하는 데이브의 모습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킥 애스’는 새로운 히어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고, 끓어오르는 영웅 본능에 점점 고취되기 시작한다.

도시를 장악해버린 마약 거래단 ‘디아미코’가 꾸민 계략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는 경찰 데이먼(니콜라스 케이지)은 그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게 된다. 복수를 위해 어린 딸 민디를 겁 없는 슈퍼히어로로 특훈시키고….

데이먼과 딸 민디는 ‘빅 대디’ 와 ‘힛 걸’로 변장해 세상의 악을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 어느 날 이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 ‘킥 애스’는 이들의 거침없는 액션에 반하게 되고, 그를 주목하고 있던 ‘빅 대디’와 ‘힛 걸’은 그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한편, 영웅들의 등장에 위협을 느낀 악당 디아미코는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영웅 ‘킥 애스’를 죽이기 위한 또 다른 음모를 시작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5865

슈퍼 히어로 작품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기 전에 항상 먼저 말하게 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이런 작품들을 보게 된다면 이제 더 이상 만화와 영화의 경계는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을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로서는 더욱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그리고 상상력을 자극했던 작품들이 (만화가 아닌) 실제로 화면을 통해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라고 말할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으는 작품들 대부분은 ‘그래픽 노블’로 불리는 작품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었는데,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작품들이 큰 관심을 끌며 제작될 것이고 소개될 것 같다.

이런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원작을 통해서 이미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야기 구성에서는 특별히 각색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거의 스토리 보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수정할 필요 없이 영화로 꾸며질 준비가 되어있다는 장점과 충성도 높은 팬들이 의심 없이 극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제작자들은 이런 작품들에 큰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원작자들도 엄청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컴퓨터 그래픽이 자신들의 상상했던 바로 장면들을 시각적으로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과 실제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서 자신들의 작품에 보다 풍부한 입체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미 많은 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작품들이 더 이상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그래픽 노블 작품들의 사정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얼마나 더 많은 작품들이 아직 제작이 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알고 있는 ‘맨’들은 거의 다 영화를 통해서 접한 것 같다.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되어가는 기분이 들 정도인데, 많아진 작품들 때문에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에서 두 개의 흐름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다크 나이트’와 ‘왓치맨’과 같이 보다 심각하게 되거나(혹은 현실적으로 되거나),

두 번째는 ‘아이언 맨’과 같이 원작에 충실하고, 재미에 충실하거나

양쪽 중 어느 쪽이 더 ‘낫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이고,

어떤 쪽이 더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킥 애스’는 양쪽의 장점 모두를 담아내고 있는 보기 드문 작품인 것 같다.

‘킥 애스’는 첫 장면부터 이전의 슈퍼 히어로 작품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파격적이면서도 (반대로) 이상할 정도로 전통에 충실하기도 하다.

현실에 근접하려고 하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하기도 한다.

이상한 정신분열을 엿볼 것 같지만,

오히려 기막힐 정도로 흥미로운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분명, ‘왓치맨’과 같은 작품이 심각하고 정치적인 성향을 보이며 이전의 슈퍼 히어로 작품들을 뒤집듯이 ‘킥 애스’도 파격적이고 모든 것을 뒤집고는 있지만 전통적인 흐름에 충실하고, 뒤집은 것을 다시 원위치 시키는 것에도 열심이다.

재치 있고,

유머 있는,

주인공 데이브와 같이 안경을 끼고 만화책에 몰두한 소년의 얼굴이 떠올려진다.

주인공 데이브와 다른 점은 이 소년은 슈퍼 히어로 작품들의 이야기 구성을 아주 잘 파악하고 있고, 그 이야기 구성을 갖고 놀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한 친구라는 점이다.

‘왓치맨’이 삼십대 혹은 중년의 모습을 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슈퍼 히어로 작품에 의문을 표시하고 현실과의 접점을 찾고 있는 작품이었다면, ‘킥 애스’는 사춘기 소년의 얼굴을 하고 슈퍼 히어로 작품을 뒤집고 장난을 치면서 ‘왜 이렇게 하면 안 돼?’ 라고 말하며 실컷 즐기고 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작품은 파격은 주인공 데이브에서부터 시작한다.

데이브는 만화에 몰두하고 있고,

소심한 소년인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년은 현실과 만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도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옷을 만들어 입고 주변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네를 돌아다닌다.

물론, 이런 생각과 행동은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이고, 그 결과로 인해서 소년은 큰 부상을 당해 온몸에는 철심이 박히게 되고 더 이상 육체적인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장애를 겪게 된다.

소년은 사고를 통해서 얻게 된 새로운 능력으로 인해서 이름을 알리게 되고,

이로 인해서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소년은 성장한다.

이야기를 봐서 알겠지만 이 작품은 얼핏 본다면 파격적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작품의 이야기 구성을 갖고 있다.

우연한 사고를 통해서 남과 다른 능력을 갖게 되고,

그 능력을 통해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인해서, 그리고 실수로 인해서 위기에 휘말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소년이 성숙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구성이다.

그 전형적인 구성을 ‘킥 애스’는 실컷 비틀고, 뒤집고,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복수를 위해서 어린 딸에게 온갖 무술과 무기 사용법 그리고 살인에 대해서 알려주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한없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소녀의 이야기와 사춘기 소년이 다들 그렇듯이 항상 여성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여성들에 대한 수많은 성적 환상을 갖고는 있지만 좋아하는 소녀에게 고백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동성애자로 오해나 받으면서 지내고 있을 뿐이고, 소년의 욕망과 상상은 자위행위를 통해서 해소될 뿐이다.

영웅이 되고 싶지만 그건 생각만 앞설 뿐이지 칼에 찔리고 뺑소니 사고를 당해서 온몸에 부상을 당할 뿐이다. 물론, 그 사고를 통해서 남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갖게 되지만 그건 단순히 놀림거리의 능력일 뿐이고, 그 능력을 통해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해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주인공을 내세운 작품에서 볼게 도대체 뭐가 있겠냐고 의문을 갖을 수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슈퍼 히어로 작품들의 이야기 구성들을 발판으로 실컷 뛰어 놀고 있다. 말 그대로 온갖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고, 기존의 작품들을 어떻게 비틀어야 재미가 있는지 시험을 하고 있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진지함보다는 경박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게 되지만 정말로 재미나기 때문에 그 경박함에 대해서 불만을 갖기 보다는 만족감을 갖게 된다.

이야기는 매끄럽고,

음악은 유쾌하고,

액션은 만족스럽다.

비틀고,

뒤집지만 항상 그렇듯이 결국에 가서는 기존의 방식에 충실하다.

파격적이지만 전복적이지는 않다.

너저분하게 느껴지지만 고개를 돌릴 정도로 악취미를 보이지도 않는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근데, 이정도면 정말 충분한 것일까?

너무 재미나서 얼떨떨 하지만...

어쩐지 뭔가 다른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