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웰먼의 기념비적인 갱스터 영화. 금주령 시대를 배경으로 탐 파워스(제임스 캐그니)의 상승과 몰락을 다루고 있다. 먼저 영화는 술집, 당구장 등을 어슬렁대며 퍼티 노우즈 같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보여준다. 곧 탐과 맷은 무자비하지만 품격 있는 밀주업자인 패디 라이언에 의해 고용되고 거침없는 성공에 힘입어 그들은 업계의 정상에 이른다.

개봉 당시 선례 없는 섹스와 폭력 묘사로 악명을 떨쳤으며, 브로드웨이 댄서 출신의 마이너 배우에 불과했던 제임스 캐그니를 스타덤에 올려놨다. 윌리엄 웰먼은 이 영화의 성공을 모두 제임스 캐그니 덕분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그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순진한 소년의 모습을 간직한 갱스터’를 연기해냈기 때문이다.

갱스터 영화의 방향을 결정짓다시피 한 머빈 르로이 감독의 <작은 시저 Little Caesar>(1930)와 함께 본격적인 갱스터 영화의 시대를 열어젖힌 <공공의 적>은 뒷골목 깡패가 갱스터 두목이 되기까지의 과정이라는 갱스터 영화의 한 공식을 제시한 장르 초기의 걸작이다. 실존 갱들을 모델로 하여 등장인물을 설정하였고, 그들의 ‘비즈니스’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당시로서는 충격을 준 작품이다. <리틀 시저>의 에드워드 로빈슨, <스카페이스>의 폴 무니와 함께 갱스터 연기의 ‘원형’이 된 제임스 캐그니는 이 영화에서 비극적 운명이 결정된 사악한 갱 역할을 실감나게 연기하면서 일약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이처럼 <공공의 적>은 영화 역사에 길이 남는 갱스터 장르의 원전이지만 지금까지 필름으로 국내에 한번도 소개 된 적이 없었다. 이번 특별전은 <공공의 적> 외에도 지금까지 상영 된 적이 없는 갱스터 장르의 걸작들을 필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갱스터 장르의 고전으로 통하는 ‘공공의 적’은 지금 보게 된다면 조금은 심심한 작품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미 이 작품의 이야기 구성과 이 작품에서 깊은 인상을 보여주었던 캐릭터들을 이 작품 이후 수없이 반복하며 보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더 자극적으로,

때로는 더 사실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더 우아하게 보여주며,

약간은 다른 방식으로 변주된 작품들을 우리들은 최소한 몇 번은 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의 많은 변주들을 보았음에도 그 누구도 제임스 캐그니가 보여주었던 강렬함을 다시금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다.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곁에 있는 사람을 위협하는 것 같은 미소와

그 미소와 함께하여 보다 더 강렬함을 만들어내는 눈빛

그리고 순간 순간 번뜩이고 있는 연기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순간과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난 그렇게 강하지 않아

작품은

지나친 장난기와

온갖 못 된 행동들을 하고 있으며,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던 소년이 어떻게 좀도둑질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시간이 흘러 그가 청년이 되었을 때 어떻게 더 큰 범죄를 저지르는지 보여주고 있다.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호각 소리와

시끄럽게 울리는 총격 소리

지금은 매우 은유적이고 점잖은 성적인 묘사였지만

당시로서는 꽤나 파격적인 묘사들

가벼운 절도에서 시작한 그의 범죄 인생이

(금주법 덕분에) 밀주로 나아가게 되고,

사회는 그를 공공의 적으로 지칭하고 그들의 가족을 제외하고 모든 이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주인공 톰의 모습을 시기적으로 자세하게 보여주기 보다는

그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그리고 어떤 인상을 보여주는지 몇 가지의 일화들로 그의 모습을 구성하게 만든다.

금주법이 발효되기 직전의 모습을 유머 있게 보여주고 있고,

주인공 톰이 얼마나 폭력적인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몇 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갱스터의 시초이고 고전으로 통하지는 작품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총질로 이뤄진 작품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해일 것 같다.

하나의 인물이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서 그가 그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를 이 작품은 그 인상적인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고, 제임스 캐그니는 지나칠 정도로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의 강렬한 표현력은 이 작품을 잊을지라도 그의 빛나는 눈빛과 연기를 잊어버리지는 못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