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로는 애인 베시와 결혼하여 호놀룰루로 여행을 떠나려 한다. 하지만 그녀가 청혼을 거절하자 홧김에 혼자 배에 오르는데, 잘못해서 베시 아버지 소유의 ‘항해자’호에 타게 된다. 이 사실을 모르는 베시가 아버지를 찾으러 배에 왔을 때, 밧줄이 풀리는 바람에 두 사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게 된다.”

버스터 키튼의 작품은 자주 남녀 사이의 사랑과 관련된 내용으로 작품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 소심한 낭만주의자의 사랑은 항상 처음에는 어긋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의 진심이 통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항해자’ 또한 사랑을 획득하기 위한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작품이고, 그는 애처로울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진심은 이곳에서도 통하고 있다.

우연한 사고로 인해서 거대한 호화 여객선 안에 남겨진 두명의 남성과 여성은 처음에는 과연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게 되지만 다행히 조금씩 그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몇몇 경험들을 통해서 때로는 소심하고 때로는 멋없이 다가오는 남성의 사랑을 여성은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여객선 안에서의 생활들은 기존의 버스터 키튼의 작품들을 즐겨 본 사람들이라면 전형적이고 조금은 진부한 느낌도 없지 않겠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버스터 키튼만의 장면들일 것이다.

원주민들의 침입까지 겪은 다음에 맞게 되는 행복한 결말은 키튼의 작품다운 결말일 것이고, 애처로울 때도 있지만 결국 좋은 마무리로 인해서 그의 고생이 보상받는 순간을 바라보며 흐뭇한 기분을 갖게 만든다.

항상 고심하고 세심하게 행동하려고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이 어설프기만 한 버스터 키튼의 모습들이 이제는 익숙하다 못해서 뻔한 기분을 갖게 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진지할수록 더욱 상황은 우스꽝스럽게 되어가는 작품 속 장면들이 웃음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버스터 키튼에게 기대하고 있는 목숨을 건 묘기들을 선보이고는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운 감이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그의 마법은 여전히 먹히고 있다.

아마도 언제까지나 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