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로 느낄 수 있는 세상의 모든 맛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은 단맛이다.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음식인 엄마의 젖에도 단맛이 있다. 이렇듯 단맛은 인류 역사를 통해 가장 사랑받아온 맛이고 또한 사랑의 묘약이 되기도 해 오늘날까지도 사탕이 선물로 애용되는 것이다.

최초의 사탕은 석기시대에 벌집의 꿀을 발견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캔디(CANDY)’는 라틴어로 설탕 ‘can’과 틀에 넣어 굳힌다는 ’dy‘가 결합된 말로, 설탕을 주된 원료로 한 과자를 말한다. ‘캔디’ 어원에 대한 또 다른 학설이 있는데, 인도어로 ‘칸다’라고 하는 설탕이 아라비아로 전해지면서 ‘칸디’로 바뀌었고, 다시 영국으로 전해지면서 ‘캔디’가 되었다고도 한다. 사탕은 사탕수수 줄기에서 나온 달콤한 즙으로 만든 설탕으로 만드는데, 인도 등지에서는 2000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인도의 설탕이 전해지기 전부터 사탕을 만들어 먹은 이집트, 그리스, 로마인들은 설탕 대신 꿀을 이용했다. 사람들이 사탕을 만들기 위해 꿀벌을 기르고 꿀을 굳히는 모습이 지금도 피라미드 벽화로 남아 있다. 고대 로마에서 즐기던 ‘둘키아’도 라틴어로 사탕을 뜻한다. 그 시절의 로마 요리책에는 둘키아 레서피가 남아 있는데 꿀에 대추야자 열매나 땅콩, 잣 등을 넣고 팔팔 끓인 뒤 완전히 굳을 때까지 식히는 것이다.

사탕의 주원료인 설탕의 이동 경로를 살피다 보면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함께한다. 기원전 327년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 시에 인도인들이 즐기던 사탕을 볼 수 있었다. 인도에서 아라비아로 전해진 설탕과 사탕은 중세 시대 아라비아를 오가던 상인들과 십자군 전쟁에 나간 기사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진다. 이때의 설탕은 값비싼 식료품으로 부자들만의 사치품이기도 했다. 용도를 잘 몰랐기 때문에 음식에 달콤한 맛을 더하거나 상한 음식 맛을 감추는 데 사용했다. 이 시절에는 설탕이 온갖 병을 다 고치는 약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었다. 음식을 보면 그 시절의 문화와 생활이 엿보이는 법인데, 지금은 설탕이 백해무익한 식품의 대명사격이지만 사망원인에서 영양실조가 꽤나 높은 순위를 차지했던 시기에는 약재로 여겨지기도 했던 것. 실례로 1500년대 중반 독일 의사 타버네몬타누스는 ‘설탕은 피를 맑게 하고 몸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까지 즐겁게 해준다’고 했고,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향긋한 향이 입 냄새를 없애준다고 하여 ‘키스 사탕’이라 부르던 작은 사탕을 주머니 가득 넣고 틈날 때마다 꺼내 먹는 바람에 이가 온통 썩어서 검게 변해버렸다고도 한다. 이 시기 유럽의 궁전에서는 잔치 때 부의 상징인 설탕으로 식탁을 장식하기도 했다. 설탕을 반죽해 만든 커다란 조각품이 센터피스 역할을 했던 것. 접시와 잔까지 모두 설탕으로 만들어 식사 후에는 접시와 잔을 깨서 후식으로 먹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캔디메이커 또는 캔디아티스트의 시초가 된다. 근대에 와서 1800년대 미국에서는 모양도 색도 저마다 다른 사탕을 병에 가득 담아놓고 팔았다. 값이 겨우 1페니 정도밖에 하지 않아 ‘페니 캔디’라고 불렀는데, 가난한 그 시절에는 그마저도 귀한 간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