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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12  후니캣 2010.03.15 13: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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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이 감도는 이라크, 특수정예부대로 구성된 폭탄제거반은 모두 적인 동시에 모두 자살테러를 할 수 있는 도시를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통과해야 한다. 다큐멘터리 분위기를 위해 도입부의 일부는 슈퍼16mm 카메라를 활용했고, 쿠웨이트 대신 요르단에서 촬영했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 크리스 헷지스 -

 

 

 

 

 

 

이맘 때가 되면 많은 영화 팬들은 아카데미를 향해서 관심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혹은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난리를 피우니 눈길을 끌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매년 아카데미의 선택에 대해서 많은 영화 팬들과 평론가들은 그들(즉, 아카데미 선정 위원들)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최근에 들어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예전에 비해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

 

 

올해(2010년)의 경우는 가상현실이 무엇인지 더욱 확실하게 이해시켜주고 있는 ‘아바타’가 아니라 미국에서도 (아마도) 생소한 작품인 ‘허트 로커’에 보다 무게감이 주어졌고, 작품을 보기 전에는 예상 밖의 선택에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지만 작품을 본 다음에는 그들의 선택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작품성을 우선시하고 물량공세에 연연하지 않는 위원들의 객관적인 선택이라는 식의 호들갑은 말장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이 작품을 통해서 그들이(아카데미 위원들과 보수적 성향의 미국인들이) 요즘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약간은 파악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아카데미의 선택은 대부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었고, 이번에 ‘허트 로커’를 선정한 이유 또한 쉽게 정리 되리라 생각되었던 이라크 전쟁이 점점 더 진창으로 되어가고 있고, 한동안은 계속 골치덩어리로 남아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확실시 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들은 21세기의 베트남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다.

 

 

캐서린 비글로우의 신작이자 그녀의 경력 중 가장 화려한 작품이 되어버린 ‘허트 로커’는 그녀의 최근 작품들을 떠올린다면 생각보다는 괜찮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이 작품이 과연 그 정도의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서게 된다. 몇 년 전 ‘크래쉬’가 선정되었던 것처럼 이 작품 또한 지금 현재의 미국의 근심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을 뿐이지 특별할 것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폭탄테러들에 대한 실황 중계이자 보고서와 같은 작품이고,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는 폭탄테러를 막기 위해서 투입된 폭탄제거반의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들을 짜임새 없이 나열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전의 비글로우 감독 성향에 비해서는 움직임이 큰 ‘액션’ 보다는 ‘폭탄 제거’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있는 작품이고, 이 작품이 만들어내고 있는(혹은 만들려고 하고 있는) 긴장감은 대원들이 폭발물을 해체하는 장면을 통한 긴장감과 함께 실제로 지금 이라크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이 겹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쟁에 대한 반대의 의견이나 참상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세우지 않고 있고, 크게 의식하지도 않고 있다. 이 작품의 의도하고 있는 것은 현재 이라크가 얼마나 위험한 장소인지, 그리고 폭탄 제거가 얼마나 위험한 업무이고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모든 이라크 인들이 잠정적인 저항군이라는 것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그곳이 얼마나 불안한 곳이고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곳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고,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군이 얼마나 죽음의 경계선에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런 곳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동료들 사이에서의 미묘한 긴장감과 동료애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면, 이 작품이 오직 영화가 어떻게 사실적인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작품의 중반 이후에 나오는 DVD를 팔던 소년의 시체에 설치된 인간 폭탄일 것이며, 그것과 함께 갑작스럽게 폭탄으로 인해서 죽음을 맞게 되는 군의관의 흔적조차 없는 모습일 것이다.

 

 

이 작품은 영화인지 실황중계인지 아니면 굉장히 간추린 이라크의 현재에 대한 스케치인지 헷갈리게 되고, 이 작품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몰라도 영화를 본 다음에 떠올려지는 것은 현재 이라크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보여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진행되던 이 작품이 조금은 이상한 방향으로 잠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그 부분은 DVD를 팔던 소년이 인간 폭탄이 되어 몸속에 있는 폭탄을 제거한 이후에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소년의 정체를 의심하고 소년과 함께 DVD를 팔던 노인을 의심하면서 독단으로 그들의 배후를 쫓는 짧은 에피소드이다.

그 에피소드를 통해서 작품이 (비글로우 감독 입맛에 맞는) 액션 영화의 이야기 구성으로 흘러가리라 생각되었지만 이상하게도 비글로우는 서둘러서 이야기 진행을 마무리 짓게 만들고 있다. 마치 본인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다가 이 작품은 그런 진행을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어물쩡 이야기를 종료시키고 다시금 진행하던 방향으로 이야기를 복귀시킨다.

 

 

또한, 주인공의 방황에 대해서도 이 작품은 애매하고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엉겹결에 결혼한 아내와 2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점점 더 폭발물 해체가 가져다주는 쾌감에 더욱 집중하는 인물로 묘사하게 된다.

폭발물 해체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즐기는 그의 모습이 마치 영화의 서두에 인용되었던 마약에 빠진 사람처럼 묘사되고 있고, 그가 조금은 복잡한 인물로 그려지게 만들려고 하고는 있지만 캐릭터를 보다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에는 실패하고 있다.

 

 

조금은 설득력이 약한 것 같다.

 

 

게다가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서 이라크에서 끝없이 일어나고 있는 폭탄테러와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발언과 사랑하는 아이 그리고 아내와 짧은 시간만 함께하고 다시금 이라크로 향하는 모습은 이 작품이 전쟁에 대해서 반대하기 보다는 오히려 일정부분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의 상황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을(미군)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합리화 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곳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미군은) 그곳으로 향한다는 식의 결말이다.

물론, 그곳에서의 쾌감에 대해서는 다시금 논의에서 사라지게 된다.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소속 부대의 체류기간은 다시금 365일로 표시되며 끝을 맺고 있고, 미국의 이라크 체류기간은 그렇게 새롭게 갱신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는 이라크에서 발을 빼기가 어렵게 되었으며 전쟁의 정당성 문제를 떠나서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자신들이 즉 미군이 필요하다는 식의 합리화가 이뤄지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제 새로운 카운트가 진행되었고,

1년이 2년으로 그리고 더 많은 기간으로 갱신되어질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마도 이것은 오바마에 대한 아주 기분 나쁜 초대장일 것이다.

 

 

이 작품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든 말았든 부족한 완성도를 갖고 있는 실패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품의 실패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합리화의 실패일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허트 로커’는 이상한 방식으로 논의를 하고 있고,

서둘러서 대답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실의 미국은 이 작품의 질문과 대답에 그저 수긍할 것인가?

 

 

그건 시간이 지나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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