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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물찾기 헌책방
12 서울문화사 2010.03.10 17: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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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북(www.nomadbook.co.kr)은 온라인 서점이다. 5만3천 권 중 팔린 책은 2만~3만 권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았다면 훨씬 더 많은 직원이 필요했을 거라고 박은경 관리자는 말했다. 오랜 기간 먼지 묵은 창고에 몰래 들어온 기분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다른 서점들과는 달리 귀중한 고서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헌책에 파묻혀 사는 느낌은 어떤 거냐고 물으니, “책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중고니까 무조건 싸야 하고 중고니까 함부로 다뤄도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골동품처럼 소중히, 오래오래 간직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책들은 종이를 나쁜 걸 써서 50년만 넘어도 부서져버린다니까요. 일본만 해도 튼튼한데!’라며 툴툴댔다. ) 그래서 소중한 것의 가치를 아는 단골이 유난히 많고 입소문을 듣고 연락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우린 어쩌면 책 냄새라는 것을 잊어버렸을 정도로 오래된 것을 너무도 낯설어하지 않았을까? 깊은 바다일수록 귀한 진주를 품은 조개가 있듯 허름한 공간에서 빛나는 가치, 한 시절을 풍미하는 ‘나만의 것’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만은 빛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월 하면 생각나는 책_ 김영태, 오규원 시인의 시집. 김영태 시인은 시와 함께 모든 삽화를 직접 그렸다. 오규원 시인의 ‘한 잎의 여자’는 읽지 않은 사람은 말을 하지도 말 것.

info_ 서울 관악구 봉천 7동 1610-24. 02-887-4002. 월~금 오전 10시~오후 7시, 토·일 휴무.
다른 헌책방에 비해 원서들이 차곡차곡 잘 정리되어 있는 곳으로 이태원이라는 입지 때문인지 외국인들이 서거나 앉아서 책을 고르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주말이면 이곳은 외국인들의 모임터가 된단다. 사장인 치아베타는 현재 미국에 가고 없고 8개월째 이곳에서 일하는 매니저가 서점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원서들도 있고, 원하는 책이 있으면 최대 1~2주일 정도면 들여온다(부혜지, 24세, 관리자)”고 하니 이곳에서 매번 달리 들여오는 책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영화의 원작 소설이나 이제 막 개봉될 영화의 소설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이루 형용할 수 없다. 그뿐 아니다. 일반 서점처럼 타국의 잡지책(새 것)도 판매하고 있는데, 환율을 제한 원가로 팔고 있어 디자인이나 잡지, 광고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3월 하면 생각나는 책_ . 이제 곧 개봉될 피터 잭슨 감독의 원작이다. 번역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굴곡이나 차이를 느낄 수 있어 영화를 보기 전에 꼭 읽어볼 것을 권했다.

info_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37-56 B01호. 02-797-2345. 월~토 오전 10시~오후 8시, 일 정오~오후 8시.
1969년부터 41년째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재은(66세) 씨는 책 수집 욕심이 워낙 컸다. 남들은 귀한 줄 모르고 버린 책 중에서 보물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조선총독부 시절 이전에 나온 책들은 나무 사다리를 짚고 올라가지 않으면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자리에 있었다. 마치 해리포터가 다니는 호그와트 학교 도서관에 온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끌리는 것을 모아 그것에 집중하고, 남들에게 귀한 책을 건넬 때 애타는 손길로 조심스레 건네는 것을 보면 ‘오타쿠’의 의미를 살짝 적용시켜도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한 분야에 끝없는 애착을 갖고 그것을 수집하고 아끼는 사람. 그 공간을 박물관이나 역사 전시관처럼 보존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3월 하면 생각나는 책_ <배비장>, <김삿갓>. 노익장은 아끼고 아끼던 보물을 내주는 심정으로 책을 풀어놓았다. 3월을 웃으며 시작하도록 풍자와 해학, 방랑과 유랑의 모험담을 들려주고 싶어 했다.

info_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92-6(연세대 운동장과 서대문우체국 중간). 02-323-3085. 월~토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일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향기서점은 가파른 계단 아래서부터 첨탑처럼 책이 쌓여 있어 과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싶었다. 주인인 장기성(56세) 씨가 헌책방을 연 지는 20여 년이 넘는다. 재활용업소, 가정집, 서가 정리를 하는 곳, 도매 헌책방을 찾아다니며 모은 책들이다. 2003년부터는 온라인 마켓도 오픈했다. 예전에는 책의 가치가 표지로 평가되었다. 아무개 작가의 책 표지를 이름 있는 화가가 그리거나 했기 때문에 오래된 책은 그만큼 오래된 작품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지금의 가격도 높다. 물론 친필 사인이 되어 있는 책은 훨씬 비싸다. 인터넷에 입력된 것만도 4만5천 권. 무슨무슨 책을 구해달라거나 출판사에서 품절된 책을 구해달라는 주문도 많다. 단골손님들은 이제 척하면 척, “책이 더 많이 들어왔네요” 혹은 “그거 팔렸구만!” 하고 바로 짚어낸단다. 향기서점에서는 정말로 사람 내음이 났다.
3월 하면 생각나는 책_ 천상병 시인의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김동리의 <까치소리>. 천상병 시인이 간경화증으로 사경을 헤매다 다시 태어난 시점에 쓴 글이다. 김동리의 <까치소리>는 이미 절판된 지 오래. 그를 회고하며 3월을 읽는 느낌으로 추천한다고.

info_ 서울 강서구 화곡6동 989-6. 02-2608-3982. 월~토 오전 10~오후 9시, 일 오후 2~8시.
고구마서점은 참 특이하다. 9명의 상근 직원이 있고, 인터넷으로 책을 관리하는 프로그래머 1명, 주말에 가게를 관리하는 직원 1명이 있다. 헌책방 운영만으로 11명, 아니 이범순(55세) 사장까지 포함하면 12명의 입이 정말 채워질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는 “다 월급 주고, 다 운영됩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 아닌가? 1997년부터 오프라인 헌책방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국내 온라인 헌책방 1호가 됐다. 이렇게 사업화, 규모화하는 게 꿈이었다는 사장의 말 속에서 톡톡 튀는 독설이 묻어났다. “반만 년 역사를 외치고 다니면 뭐합니까? 영국은 셰익스피어를 갖고 몇백 년을 우려먹고 있습니까? 대중 없이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도대체 뭡니까?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이 헌책들요? 언젠가 우리나라도 우리의 문화가 얼마나 자랐는지 체크해보기 위해서라도 이 헌책들을 뒤돌아볼 거요!” 헌책들의 시간은 멈췄지만 그의 헌책방은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었다.
3월 하면 생각나는 책_ <보물섬>. 이범순 사장은 <보물섬>을 비롯한 오래된 만화책들을 꺼내든다. 학창 시절도 생각나고, 지금은 나오지 않는 이 책들에 추억이 가득 묻어 있다고. 또 한 권은 유치환의 <구름에 그린다>로 그의 자작시가 가득 들어 있다. 봄의 시인 유치환과 3월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 아니던가.

info_ 서울 성동구 금호2가 10-2. 02-2232-0406. 월~토 오전 9시~오후 10시, 일 오전 10시~오후 7시.


자료제공ㅣ리빙센스
사진|허원회, 최재인
진행|안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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