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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킹 포 에릭 / 에릭을 찾아서 Looking For Eric
12  후니캣 2010.03.08 13:20:47
조회 1,353 댓글 3 신고

 

 

 

 

 

“주인공 비숍은 엄마가 각기 다른 말썽쟁이 아들 둘을 키우는데다 이혼한 전 부인에게 끝없이 집착하는 노동계급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자신감이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 그는 자신의 남성적 이상향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에릭 칸토나를 상상 속의 친구로 받아들이고, 그 순간부터 비숍의 인생은 점점 변해가기 시작한다.”

 

 

 

 

 

 

현재의 영화계의 분위기에서 켄 로치의 위치는 단연 돋보일 뿐만 아니라 독보적이기도 할 것이다. 그의 시각은 항상 좌파 혹은 노동계급에 기울어져 있고, 그들의 삶을 그리고 더 나은 삶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보자면 그런 그의 시각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말을 할 것이고,

다르게 본다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최신작 ‘에릭을 찾아서’는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서는 자신의 세상을 바라보던 시각을 보여주기 보다는 어두워지고만 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통해서 기분을 풀고 있고, 어떻게 활기를 찾으려고 하는지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성장담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이미 옴니버스 작품 ‘티켓’에서 축구에 대한 소동극을 만들어낸 적이 있었던 그였기 때문에 일정부분 축구를 소재로 하고 있는 ‘에릭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뜬금없는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지는 않지만 약간의 의외의 느낌을 갖게 된다.

 

 

작품의 주인공 에릭 비숍은 삶에서 재미를 그리고 기쁨을 찾지 못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두명의 아들을 키우고 있고,

일을 통해서 특별한 기쁨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다.

여전이 자신의 첫 번째 아내를 잊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의 삶은 말 그대로 하루 하루가 고달픈 삶이고,

아무런 의욕도,

발견할 수 있는 희망도 없는... 그저 아들 방에서 훔쳐낸 대마초로 삶의 시름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그는 우리들과 별다를 것 없는 살아있는 시체처럼 살아간다.

 

 

그런 에릭에게 유일한 삶의 낙은 그리고 그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고 있는 우상은 축구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전설과 같은 선수인 에릭 칸토나이다.

그리고 그가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느 날 자신의 눈앞에 에릭 칸토나가 나타나 그의 삶을 변화시키게 만든다.

 

 

에릭에겐 웃음이 필요해 여기 방법이 나와 있어

이 사람 말로는 웃음이 최고의 명약이래

웃게 할 수만 있으면 방법은 상관없어

억지로든, 거짓 웃음이든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대

기분을 북돋아주고 엔돌핀을 생산하고

몸의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지지

 

 

에릭 칸토나의 등장 이후로 이야기의 진행은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성장 영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동안 잊지 않고 지내고 있었던 첫 번째 아내와 조금은 관계를 개선하고 되고, 말썽만 피우던 그리고 자신을 아버지로서 대하지 않고 있었던 아들들에게도 자신이 ‘아버지’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자기 자신도 자신이 아버지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어간다.

 

 

조금은 에피소드들의 이야기 진행의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그걸 의식하게 될 정도는 아니고, 주인공 에릭을 제외한 캐릭터들이 평면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불평하게 만들지는 않고 있다.

 

 

유쾌한 성장담이면서,

기묘한 판타지와 같은 ‘에릭을 찾아서’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나 실제 ‘에릭 칸토나’가 출연하고 있다는 것이고, 주인공 에릭과 축구선수 에릭 칸토나를 통해서 만들어내는 삶에 대한 교훈들일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축구에 대한 얘기일 수 있기도 하겠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깨달음을 안겨주기도 하고 있다.

 

 

우상이기는 하지만 그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던 에릭이 에릭 칸토나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그와 대화하고 논쟁을 하며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만든다는 이야기 진행은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켄 로치는 이런 약간의 익숙함을 영리하게 빠져나가는데, 그는 에릭 칸토나가 단순히 조언을 하는 사람으로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그에 열광했던 팬이 인터뷰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의 장면들을 간간히 만들어서 보다 활기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한명의 우상이 단순히 우상으로서가 아니라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어서 우리가 누군가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만나고 생각하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그는 직간접적으로 ‘아버지 콤플렉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아버지가 되었다는 것으로 인해서 당황했고 삶에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도망쳤던 에릭이 어떻게 다시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향하게 되는지와 자신이 피하려고 했던 ‘아버지’의 위치에 들어서게 되는지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면서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가고만 있는 나로서는

그리고 점점 숨이 막힐 것 같은 삶을 살아가는 나로서는

잊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로 인해서 괴로워하고 있는 나로서는 나를 위해서 만들어낸 대답도 대화들도 아니지만 잊기 힘든 순간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은 멋진 추억들이...

제일 견디기 힘들어 그게 인생이야

 

 

잊기 힘든, 멋진 추억들이 지금은 힘들게 만들고 있지만,

정말로 멋진 추억들이었기 때문에 더 깊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

 

 

축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그곳에서 평소에 쌓였던 감정을 분출하고 시끄럽게 떠들면서 그동안의 괴로움을 잊는 것이 결국 마약과 같이 순간의 안정만 제공할 뿐이지,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하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었지만 어떻게 본다면 ‘그런 기분전환도 없이 삶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건조한 삶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서 도망쳤던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는지를 바라볼 수 있었고, 전설적인 축구선수의 지금의 모습과 함께 그가 어떤 경기를 보여줬는지 그리고 그가 자신이 지난 선수생활을 통해서 무엇을 고민하고 있었는지도 알 수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만하게 보이기만 했던 그가 얼마나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지 그리고 여리고 섬세한 사람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그런 모습을 통해서 누구나가 갖고 있을, 우리가 힘들 때 의지하게 되는 우상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우상으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 경기들이 그리워

세상에서 유일한 곳이잖아

가서 난리를 쳐도... 체포되지 않는 곳이지

소리치고, 떠들고, 웃고

 

 

그래, 울기까지

 

 

맞아

영국인들 키스도 보고

어디가서 모든 친구들과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부르겠어?

그게 정말 그리워

마지막으로 축구장에 간 게

10년은 족히 넘었을 거야

 

 

좋아, 가장 짜릿한 순간이 언제였어?

 

 

골이 아니었어

 

 

당연히 골이었겠지, 에릭

어서, 마지막 순간 FA컵 결승전, 대 리버풀 경기

베컴이 코너킥을 했고 골키퍼가 달려 나와서

펀칭한 공이, 자네 가슴에 맞고

바닥에서 튀어 오르는 공을 뻥, 자네가 차 넣었고

바로 골네트를 갈랐지

 

 

아냐

 

 

윔블던

그럼 윔블던이겠네

자넨 공쪽으로 가고 있었고

볼이 굴러왔어 볼의 탄도와 앵글을 살펴보고

볼의 스핀까지 바람이 흐르듯

바람의 속도로, 그 모든 걸 자네 오른 발을 내밀어서

볼을 중간에서 잡았고 발 앞에서 튀어오르자

바로 슛을 했어 가장 완벽한 발리슛이었지

골 인, 골이겠지

골이어야 맞다니까, 에릭

 

 

패스였어

 

 

패스?

 

 

그래 세상에... 어윈에게

대 "스퍼스"전에서, 그렇지!

아름다워

 

 

그가 얼마나 영리한지 알았어

양발 모두 능숙하고

갑자기 들어가서, 살짝 넘겼지

발 바깥쪽으로

다들 놀랐지

어윈이 공을 잡았고

내 가슴은 벅차 올랐어

선물...

그래, 위대한 축구의 신에게

바치는 제물처럼

 

 

그 친구가 못 넣었으면?

 

 

팀 동료를 믿어야만 돼

언제나

 

 

그리고... 농담 같은 말이지만 훌리건들이 깡패보다 무섭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켄 로치의 성장담은 의외의 작품이기는 하지만,

소중한 순간이기도 할 것 같다.

 

 

 

 

 

 

참고 : 축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기 때문에 ‘에릭 칸토나’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그가 얼마나 오만불손하고 지랄 같은 성격의 선수인지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낸 멋진 경기 장면들과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과거에 대한 기억들은 그가 그저 개차반 같은 선수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우상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은퇴를 한 다음에도 자신의 팬들에게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지랄 같은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경기 모습들을 보면서 기존의 화려하고 날렵한 프랑스 축구선수들과 조금은 다른 성향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성격처럼 저돌적이고 날카롭다.

 

 

 

 

 

 

 

 

 

 

 

 

 

 

6만 명의 관중이 자넨 지켜보며

환호하고, 자네 이름을 외치고

 

 

무섭지

 

 

무서웠어?

 

 

그래

 

 

설마

 

 

그게 멈출까봐 무서웠어

관중들을 놀래주는 게 좋았어, 알아?

매번, 매 경기마다 관중들에게 선물을 주려 노력했어

가끔은 잘 안됐지만 하다보면 됐어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았지

 

 

그래...

하지만 처음엔 나 자신에게 놀랐어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그건 자신이 정한

한계에 달려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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