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달 표면의 자원채굴 기지에 홀로 3년간 근무 중인 주인공 샘 벨(샘 락웰). 그는 통신위성 고장으로 3년간 외부와 단절되어 자신을 돕는 컴퓨터 거티(케빈 스페이시)와 대화하며 외롭게 일하고 있다. 긴 3년의 근무를 끝내고 2주 후 귀환해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희망에 부푼 샘. 그러나 샘은 어느 날 기지 안에서 신비로운 한 여인을 환영처럼 보는가 하면, 기지 밖에서도 미스터리한 존재를 보게 되면서 달 기지에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된다. 환영인지 실체인지 알 수 없는 존재를 조사하던 샘은 중 곧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5010

‘더 문’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한다면,

칭찬을 해야 할지

불만을 말해야 할지 헷갈리게 된다.

기존의 SF 작품들의 영향 아래에 있고,

그 작품들의 영향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받아야 하겠지만,

그 작품들의 영향 아래에서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매력을 잃지 않고 있고,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 이미 느껴보았지만 그래도 다시금 느끼고 싶은 감수성을 잘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칭찬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첫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이정도의 결과물이라면 충분히 불만보다 칭찬이 앞서게 되고,

점점 더 게임처럼 느껴지게 되는 최근의 SF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감수성 넘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작품일 것 같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볼거리로 만들기 보다는 정서적으로 몰입하도록 만들고 있다. ‘사랑’이라는 채광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샘이 느끼게 되는 고립감과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초반 흐름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약간은 세밀함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정서를 잘 전달시키고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와

그 후에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서 밝혀지는 진실,

이어지며 발생되는 갈등과 희생, 그리고 결말...

한명의 배우와

한명의 목소리로 이뤄진 작품이지만,

최소한의 것으로 작품이 전달하려는 감정과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조금은 서두르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샘의 심정을 보다 더 감상적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그의 심정이 전달되고 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소품처럼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흥미로운 설정과

익숙하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구성을 통해서 군더더기 없는 진행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앞에서 얘기를 했듯이

여러 작품들을 떠올리게 될 뿐이고,

그 떠올려진 작품들에서 벗어나지를 않고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환영으로 나타나는 여인이라든지

몇 가지의 설정들이 아무런 뚜렷한 해답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의도에 비해서는 좋지 않은 마무리를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샘의 감정과 고민들에 보다 더 집중했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의 이식된 기억과 그 기억으로 살아가던 상황에서 자신의 기억이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 복제된 기억일 뿐이라는 것에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다 더 집중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인 서로 동일한 기억을 갖고 얘기하는 두 명의 샘의 모습에서 뭐라 말하기 어려운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여러 불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혹은 복제된 기억일 뿐이지만... 삶을 지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는 그 기억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고 있고, 그런 모습을 통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기억은 그렇게 삶을 지탱해준다.

잊고 싶은 기억일지라도...

혹은 잊어달라고 말하는 기억일지라도 삶을 지탱하게 해준다면,

기 기억은 소중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기억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아마도 그러한 기억에 관한 작품이겠지만,

어쩐지 작품은 그런 의도를 선명하게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던칸 존스는 꽤 다양한 의도로 작품을 만들려고 한 것 같지만,

아쉽게도 그 의도가 집중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애매하게 다가온다.

다음 작품에서는 자신의 의도를 보다 집중할지 아니면 지금처럼 보다 감정의 흐름에 관심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클린트 만셀의 멋진 음악과 케빈 스페이시 매력적인 목소리로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