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귀를 자극하는 것인지,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것인지...

그 중간에서 널뛰고 있는 것 같은 댄 디콘의 앨범은 다른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짜증스럽고 신경질 적인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게 단지 신경을 자극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꽤나 흥겹게 만든다는 점에서 독특한 것 같다.

대부분의 보컬을 일부러 짹짹거리게 만들어서 보다 알딸딸하게 만드는 그의 음악은 처음 들을 때는 녹음하다가 문제가 생겼던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만들지만 듣다보면 장난기 어려 있고, 흥겨운 기분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아케이드 게임장에서 수많은 전자오락 기기들이 들려주는 효과음들을 잔뜩 찌그러뜨린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그의 음악은 현기증을 느끼도록 귀를 자극하지만 그 자극이 그렇게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게 만들고 있다.

춤을 추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전자음악과,

명상에 잠기게 하려는 방식이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의도일 것인데, 그는 조금은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사람을 이상한 활홍경에 빠지게 만든다.

어린시절 엄청난 규모의 오락실에 처음 가보았을 때의 황홀경을 제공한다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