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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을 사람 되게 한다. 10대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다. 우리네 모두 10대였던 때를 뒤돌아보면 아쉽고 아련하기까지 하다. ‘왜 그리 철이 없었지’ 혹은 ‘왜 그리 어른스러운 척을 하고 싶었지?’ 등 많은 생각으로 뭉뚱그려져 있는 게 10대 때의 우리네 모습이다.
시인 고도원은 10대 때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것 중 하나를 인간 사이의 ‘관계’라고 생각하며 <열세 살 키라>(저자 보도섀퍼)를 추천했다.
주인공 키라는 돈의 소중함은 배웠지만 인격이 불완전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인간관계에서 많은 장애에 부딪힌다. 그 과정에서 그가 삶의 지혜를 가진 멘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로 불리는 김미화는 10대 적을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부터 떠오른단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면 마음이 편해지면서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 미화가 된단다. |
<별에서 온 바위>(저자 김일영)는 그녀가 그때를 되새기게 해주는 책이다. 잠든 머리맡에 놓여 있던 박하사탕, 해질 무렵 친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간 길목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는 어린 시절에 <링컨>이나 <베토벤>의 생애와 같은 책들을 읽으면 큰 도움이 된다며 추천했다. 그녀는 위인전을 외우다시피 읽었는데 지금도 위인들의 마인드가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요즘도 그녀는 <왕자와 거지>, <비밀의 화원>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를 읽곤 한단다. 왜냐고 물으니 어릴 적의 순수를 늘 간직하고 싶어서 그렇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렇다면 엄마 학교 서형숙은 어떨까? 책 종류는 비슷하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모두 다르다고 한다.
가령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어려운 사람에게 나누어준 큰 사랑을 통해 그게 부모의 사랑이고 교사의 사랑이며, 자녀가 앞으로 나눠줘야만 할 사랑이라고 가르친단다.
방송인 김혜영은 기발한 상상력을 뽐냈다. 자신의 자녀가 공부든 뭐든 벌써 지치고 힘들어한다면 당장 오쿠다 히데오가 쓴 <인더풀>의 이치로 의사에게 보내고 싶단다. 요즘은 아이들도 어른들만큼 하루 일과가 버겁고 지치는 시대라며, 이치로 의사에게 웃음 치료를 받게 해주고 싶다는 유쾌한 답변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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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자식이 부모의 손을 떠난 시기다. 그만큼 자식을 컨트롤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20대의 객기가 부모의 맘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 줄도, 또 20대의 원망 섞인 말이 부모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모르는 시기다. 그러다 20대 후반 즈음 철이 들만 하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안 계시거나, ‘어느새 저렇게 체구가 작아지셨을까’ 하며 약해진 부모 앞에서 주춤하게 된다.
김미화는 <딜리셔서 샌드위치>(저자 유병률)를 권했다.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저자지만 참 달고 맛나게 글을 썼다고 말한다. 20대는 객기도 좋고, 그것이 자칫 어긋난 불효라도 용서되는 시기란다. 그 속에서 창의적인 것들이 발산되어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 저자는 20대가 가야 할 길, 30대가 가야 할 방향을 계속 제시한다. 그래서 김미화는 누구나 다 맛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가 추천한 것은 엉뚱하게도 만화책이다. <마스터키튼>(저자 코지마 마사유키)이나 <레드몬>(저자 황미나)처럼 20대에는 엉뚱한 상상력이 용서되고, 또 그 시도들이 대견하게 여겨지는 때라 생각한단다. 그녀가 20대에 읽었던 만화 속 상상들이 지금은 현실이 있고, 또 지금의 상상들이 20년 뒤의 현실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 저절로 즐거워진단다.
시인 고도원은 <파블로 이야기 중 꿈을 낚는 어부>(저자 토마스 바샵)을 추천했다. 정말로 덤덤하지만 담백하게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준단다. 20대의 복잡한 심경 변화와 그런 변화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지, 그것이 혹 자신 때문은 아니었는지를 돌이켜보게 해주며, 그런 20대가 꿈을 찾아내는 순간 앞으로 일궈내야 할 목적과 열정적인 삶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고.
방송인 김혜영은 <위대한 개츠비>(저자 스콧 피츠 제럴드)를 추천했다. 언제나 ‘당신’은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으며, 모든 사람이 다 ‘당신’만큼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단다. 20대는 자신이 이룬 것보다 부모가 이룬 것을 누리는 시기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추천한 책들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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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우리 아가…. 아이가 어렴풋이 엄마의 자장가 소리를 기억하듯 이효재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저자 윤동주)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단다. 읽기만 해도 그 은율이 저절로 노래가 되는 시에 언제나 같이 있어주고 싶은 엄마의 온정이 담겨 있다고.
김혜영은 <외딴 방>(저자 신경숙)을 추천했다. ‘항상 과거를 돌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서다. 지금이 부유하다면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고, 지금이 어렵다면 그보다 더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며 앞으로 조금씩 더 성장하라고 말해주고 싶단다.
김미화는 몇 해 전 <TV, 책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장영희 교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조용조용하면서도 항상 입 꼬리에 웃음이 가득해 스튜디오를 따뜻하게 만드는 그녀를 보며 그녀의 책은 얼마나 따뜻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누구나 한 번쯤 나는 누구에게 활력이 되는 사람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장영희의 <문학의숲을 거닐다>를 추천했다.
서형숙은 그러고 보면 욕심이 많다. 자신이 없는 곳에서도 <백범일지>(저자 김구)와 같은 책을 읽으며 자식이 강하고, 큰 꿈을 꾸길 소망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고도원은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저자 필립 체스터필드)를 추천했다. 이 책은 18세기의 영국인 저자 필립 체스터필드가 아들에게 전하는 인생 지침서로, “자신의 가치관만으로 세상을 헤아리지 마라”, “친구는 너의 인격을 비추는 거울이다” 등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좋은 내용이 가득하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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