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이고도 호의적인 관심 말고도 새로운 자기 자신의 모습과 위상이 ‘실패’라는 상처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실패로 말미암아 자신의 ‘살갗’이 얇아져서 예민해졌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면역체계가 약해졌고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아주 떨어졌다는 사실도. 상처를 입은 상태이기 때문에 새 살갗이 돋아나 자라날 수 있도록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모르지만 지금이야말로 자기 자신과 정답게 한 마음 한 뜻으로 지내야 할 때이다. 여러 차례 지적했다시피 치미는 생각대로라면 자기 자신을 단단히 벌하거나 그냥 의기소침한 채로 팽개쳐두고 싶겠지만 말이다.

“실패한 사람들은 이를 닦지도 않고 제대로 씻지도 않아요. 늘 똑같은 청바지만 입고 그저 소파에 누워 빈둥거리기만 해요.” 학교에서 돌아와도 따뜻한 환대를 받아본 적이 없는 일곱 살배기 여자아이의 말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게 잘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실패를 위로한답시고 저녁마다 포도주 한 병을 마셔도 좋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치료에 보탬이 되는 상황들을 엮어내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상상력과 순발력 그리고 자제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험을 위해 자기 자신의 마음을 열겠는가?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습관으로 길든 태도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것을 위해 시각을 바꿀 때이다.

새로운 출발은 먼저 편히 쉬어갈 휴식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그동안 제쳐두었던 피아노 연주의 새로운 맛을 느끼거나 마사지를 받으며 몸을 풀거나 꽃이나 차나 온갖 약초들에게 관심을 갖기도 한다. 태국 요리 강좌에 등록한다거나 직접 빵을 굽기도 한다. 이와 같은 행동들은 실패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리게 하며 그 결과는 자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무의식의 차원에까지 영향을 준다. 무의식의 차원에서 새로운 별자리라도 나타난 것처럼 새로운 판이 짜여 다시 의식의 차원에 영향을 미친다. 한마디로 실패 뒤의 삶이란 새로운 시작이요, 변화이다. 흉터를 만지작거리며 옛 아픔을 돌아보지 말고, 삶이 기다리고 있는 저 멀리 앞을 바라보면 새로운 시작과 변화가 일어난다.

실패 뒤에 새로운 시작들로 어떤 것이 있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본보기가 될 만한 것들만 모아보았다.

* 아침에 자명종을 10분 앞당겨 맞춰놓았다.

* 일주일에 닷새만 일을 하기로 했다.

*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내기로 했다.

*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내게도 시간이 있구나 하는 새로운 느낌을 발견했다.

* 집안을 예쁘게 꾸몄다.

* 그림 그리기에 다시 재미를 붙였다.

* 다시 벼룩시장을 좋아하게 되었다.

* 다시 기타 연주를 하게 되었다.

*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시 다졌다.

*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굳어버린 습관들을 그대로 따르거나 편안함만 탐하는 타성에 빠지거나 그저 수동적으로 되는 대로 내맡겨두기만 하는 자기 자신을 위한 구체적인 결정들을 직접 내린다. 그런 결정을 내릴 때 따져보는 핵심적인 질문으로는 이런 것들이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나를 좀더 보살피는 데 필요한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었어요. 그런 다음에 살아가면서 그것들을 하나씩 내 삶에 끼워 넣었지요. 아직은 일부밖에 끼워 넣지 못했지만 기분은 한결 좋아졌습니다.”이 말은 한 젊은이는 정말로 생기가 넘쳐 보였다. 심지어 두 눈에서 빛이 날 정도였다.

그는 대마초를 끊고 조깅을 시작했으며 문제해결 강좌의 특별반에 등록했다. 인생의 기회를 이미 놓치고 말았다는 생각에 모험을 꺼리는 듯이 보였던 그는 이제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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