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없이 무지개다리 건너기.
저희 병맘네는 노견 두마리가 있다는 것.
우리 이웃님들은 다 잘 아시죠?
아들내미 하나밖에 없는 병맘으로서는 요 두 노견들이 완전 딸같은 식구입니다.
그래서 전 애완견이라고 부르지않고 반려견이라 부릅니다..
아니..식구에요..
요 큰놈은 17살 바디옹... 바디 인데 몇년전부터 옹이란 단어를 붙여주고 있어요.
왜냐.. 그래야 한번이라도 더 이 아이를 대할때의 내 맘을 다잡을수 있거든요.
몇년전부터 그 또릿한 녀석이 아프고, 치매기도 있고 해서
아무대나 오줌싸고 이상한 짓을 할때마다 .
아... 이 아이는 나이가 많다...
행동탓이 아니라 몸이 아픈 아이라서... 이렇게 생각하며
똥걸레를 하루 수십번이라도 화내지 않고 치울수 있거든요..
그리고 유리양.. 요 유리는 두달있으면 13살.
이 녀석도 할머니이지만, 아무래도 바디옹에 비해서 손도 덜 가고 빠릿해서
아직 양이란 단어를 붙인지 오랩니다..ㅋㅋ
굴러온 돌이 박힌 돌뺀다고 워낙 여우짓을 하기때문에
안 예뻐할수 없어요..
하지만 이 녀석도 몸나이는 어쩔수 없나봐요.
어찌 되었든. 울 집에서는 이 녀석들때문에 한마디라도 더하고
얘깃거리가 생기고..그래요..
그런데 요 녀석들이 요즘 아픕니다..
2년전 크리스마스때 바디옹이 자궁축농증 수술을 시작하더니.. 계속 교대로..
그때는 정말 힘들었었죠.
바디옹 질탈수술, 유리양 자궁축농증, 유리양 질탈, 이렇게 교대로 돌아가면서 수술을 하고
또 두달전 유리양이 또 질탈수술...ㅠㅠ
이건 두마리 다 중성화수술을 시키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네요.ㅜ
그리곤 요즘은 바디옹 이상증세...
지금 현재는 유리양이 회복된 상태에서
또 바디옹이 얼마전 무지개다리를 건널뻔 했어요.
갑자기 하는짓도 이상해지고
일어서서 숨도 몰아쉬고..
결국은 항문이 열리고..
눈물 콧물 흘리면서 애를 들쳐없고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선생님께서 그냥 준비하라 하시더군요.
맘도 굳게 먹었었고 선생님께서 이 나이의 아이에게는
적극적인 치료는 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그냥 24시간 진통제를 놔주시더라구요..
아이를 데리고 오면서 그 이후로 이틀동안 아이를 데리고 자면서
자다깨다 잠도 설치고 하루종일 외출하지도 않고 일주일을 지냈어요.
그런데 이 녀석이 기력을 차리고 일어나더라구요.
아...감사합니다.
그리고 물도 찾고 밥도 찾고 그래요.
이미 눈도 안보이고 귀도 안들리는 녀석이라
감각에 의해 더듬어서 밥그릇을 찾고 저를 찾고 하는데요.
여기저기 지뢰밭 피해다니는 식으로, 바디옹의 쉬야로 엉망인 집안을 다녀야하지만,
하루에 수십번 걸레질하고 스팀청소기 돌리고 ,
매일 아이 이불을 빨지만 그래도 감사하네요.
아... 생각해보면 사람은 어디가 아프다 말이라도 할수 있고
보험이라도 되어 그나마 큰 걱정이 없는데
말못하는 녀석들은 아프더라도 유심히 지켜보고 병원에 데려가기 전에는
그냥 주인의 의사에 따라 버려지기도 하고
그냥 홀로 아프다 죽기도 하고 , ..
이런 것을 생각하면 너무너무 맘이 아프더라구요.
사실 저 또한 두마리 모두 노견이라
언제 또 병원 신세 질지 모르고 갑자기 수십 수백만원의 병원비가 나올지 몰라
정말 맘이 복잡하고 하루하루가 심란하더라구요.
식구라 말을 하고선
아프다고 나몰라라 할수 없고, 그렇다고 어디까지가 내가 감당할수 있는 비용액수 인지
저도 잘 모르겠는 상태에서 하루하루 불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바로 아이들을 위한 저금통입니다.
하루에 1천원씩 저금하기 저금통...
요건 오로지 바디옹과 유리양을 위한 저금통이에요.
지갑에 있는 동전뿐만 아니라,
내가 오늘 커피마시고싶은 것을 참았다면 커피값 5천원,
그리고 내가 직접 바리깡 들고 아이들 털을 깎았으면 3만원,
그리고 공짜로 뭔가가 생겼으면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렇게 넣으니 이 저금통에 있는 돈들은 어짜피 나갔을 돈이라
나중에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도 부담이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꼭 오다가다 단돈 천원이라도 넣습니다...
어제는 저녁에 밥하기 싫어서 치킨이라도 시킬까.. 했는데
치킨값 2만원을 이 통에 넣으면서 너무 뿌듯했어요.ㅎㅎ
이렇게 모으다보면 이 큰 저금통이 다 차겟죠?
얼마나 바디옹이 제 곁에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제일 큰 소원은
바디옹이 아프지 않게, 큰 고통 없이 잠자는듯 무지개다리를 건넜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