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상품권을 자주 활용하는 주부 A씨. 최근 자주 접속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2만원짜리 케이크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의 한 종류)을 1만2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확인했다. A씨는 글을 올린 B씨에게 돈을 입금하고,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통해 기프티콘을 전달받았다. 하지만 제품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한 A씨는 "사용할 수 없는 기프티콘"이라는 종업원의 말을 들었다. A씨는 B씨에게 연락해 환불을 요청했지만, B씨는 "입금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입금을 받지 못했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에 B씨의 이름을 입력하면,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편의점 500원짜리 간식부터 패밀리 레스토랑, 건강기능식품 등 품목도 다양화해지면서, 모바일 상품권으로 사기를 치거나 환불 미흡 등 각종 부작용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 모바일 상품권 복제 ‘속수무책’

모바일 상품권은 제휴사와 연계된 상품을 구매한 뒤 멀티미디어메시지(MMS) 등으로 보내면 제휴사 매장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고 상품을 받거나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배송비가 들지 않고, 간편하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20~30대를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이곳 저곳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주부 A씨의 사례처럼 모바일 상품권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속여 돈을 받아챙긴 혐의로 상습사기범이 구속된 사례도 있었다. 이모씨는 작년 6월 초부터 약 3개월간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기프티콘을 싸게 판다'는 글과 기프티콘 사진을 올리고는 이를 보고 연락해온 피해자 13명으로부터 총 48만원을 송금받고 기프티콘은 보내주지 않았다.

특히 주부 A씨의 경우는 소위 '가짜 모바일 상품권'에 피해를 본 것인데, 진위 여부를 즉시 판별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령 C가 D에게 기존 모바일 상품권을 캡쳐해 이미지를 조작한 뒤 전송하면, 당장 D가 진품인 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을 운영하는 SK플래닛 관계자는 "모바일 상품권을 받을 때, 당장 진위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며 "개인간 거래 등 비공식 채널을 통해 판매되거나 할인 판매되는 모바일 상품권은 99% 이상 사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절대 구매를 하거나 사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바코드 번호(핀번호)가 있고, 모바일 상품권 최초 수신자 휴대전화 번호가 있다면,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 애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SK플래닛(기프티콘), KT엠하우스(기프티쇼), LG유플러스(기프트유), CJ E&M(쿠투), SPC클라우드(해피콘), 윈큐브마케팅(기프팅) 등 주요 사업자 6개 홈페이지에서 모바일 상품권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 제품값을 추가로 내라? 황당 사례도

직장인 정모씨도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2만4000원짜리 티라미스 케이크 기프티콘을 선물 받은 정씨는 매장에 제품을 교환하러 갔다. 하지만 매장 직원은 "저희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2만5000원"이라며 추가로 1000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이 매장별로 제품 가격 차이가 있다보니, 특정 제품·가격에 살 수 있는 기프티콘이라도 매장 가격에 맞춰 차액을 지불해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한 것. 정씨는 "선물 보내는 사람도 입장 난처하고, 받는 사람도 제품 교환하러 갔다가 기분만 언짢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상품권 구입에서 피해를 봤다는 상담 건수는 연평균 2200건에 달한다. 피해구제가 접수된 상품권 유형을 보면, 종이 상품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온라인 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카드형 상품권 등의 순이었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의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원 측의 설명이다.



이신애 소비자원 조정관은 "모바일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다른 상품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라며 "주로 1만~2만원대의 소액인데다 환불절차가 까다로워 (피해 발생시) 소비자들이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가 전병헌(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SK플래닛·KT엠하우스·LG유플러스 등 3사의 지난해 미사용·미환급 모바일 상품권 금액은 88억3000만원으로 전체 모바일 상품권 매출의 5.1%에 이르렀다.

◆ 40배 커진 모바일상품권 시장

미래부에 따르면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32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몇 배씩 성장하면서 작년 1413억원에 달했다. 불과 5년여만에 40배 이상이나 커진 것이다. 스마트폰이 확산하면서 덩달아 모바일 상품권 시장도 커진 셈이다. 주요 사업자 6개 업체 대부분이 대기업들이다.

※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



그동안 모바일 상품권을 두고 환불 절차 및 사용 기간과 관련해 각종 소비자 불만이 폭주했다. 이러자 미래부가 올 초 모바일 상품권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현재 물품 교환형 모바일 상품권과 금액형 상품권의 사용 기간은 각각 6개월, 9개월이다. 이는 지난 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소비자 불만을 반영해, 기존보다 각각 2개월, 3개월 늘린 것이다.

만약 사용기간이 지났다면, 구매일로부터 5년까지 구매액의 90%를 환불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신분증 사본과 환불받을 통장 사본 등을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야 했지만, 이젠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로부터 휴대전화 SMS(문자메시지)로 인증받고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원은 "모바일 상품권은 발행처 별로 이용 조건 및 보상 기준이 달라, 소비자 불만 및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효율적이고 통합된 상품권 관련 법규 제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기프트콘 사용 많이 하시는데 ...ㅜㅜ 케비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