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악 저작권 신탁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윤명선, 이하 한음저협)의 23대 회장 당선자 작곡가 홍진영이 ‘표절’로 고발을 당했다.

고발인은 협회에 저작권을 맡긴 동료 저작자들이다. 

가수이자 연예기획자인 나들(본명 박영열) 외 170여 명은 지난 6일 홍진영 당선자의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접수했다. 

현재는 검사실 배정이 완료된 상태다. 고발인들은 고발장을 통해 “홍진영은 지난 2002년 4월 1일경 일본 가수 겸 작사, 작곡자인 나가부치 쯔요시의 노래 ‘런’(RUN)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개작, 표절한 후 자신이 창작한 노래인양 ‘마이 웨이’(My May, 작사·작곡 홍진영)라고 표시해 공표한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고발인들은 홍진영 당선자가 지난 2011년 일본가수 나카시마 미카의 노래 ‘유키노 하나’(yuki No Hana)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개작, 또는 표절해 SG워너비 ‘그대를 사랑합니다’(작사·작곡 홍진영)를 불법 공표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들은 원곡 파일과 비교할 수 있는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6년 홍진영 작사·작곡으로 발표됐던 가수 이승철의 ‘소리쳐’의 작품 등록 내역을 함께 검찰에 제출했다.

이 곡은 영국 가수 가레스 게이츠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와의 표절 시비 이후 원곡자와의 합의 하에 원저작자의 저작물로 수정(작사, 작곡자의 권리를 원 자작자에 100% 이전)된 바 있다. 수정된 작품 등록 내역에서 홍진영 당선자는 작사 지분 중 한국어 개사 25%의 지분만 인정받아 등록됐다. 고발인들은 이를 ‘사실상 표절 인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홍진영 당선자는 “표절 인정이 아니라 이승철이 다치는 것이 싫어 외국곡을 샘플링한 형식을 취한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고발인들은 상습적으로 표절 의혹에 휘말려 온 작곡가가 한음저협을 이끄는 회장이 된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고발인들 모두 한음저협의 회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장 당선 자체에도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한음저협이 대한민국에서 활동 중인 2만8000여 명의 작사, 작곡가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단체임을 짚으며 “지난해 12월 홍진영이 회장 선거에 출마, 일부 정회원 700여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32표를 얻어 회장에 당선됐다”라고 했다.

또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일부 회원의 투표로 인해 단체 회장으로 당선되며 음악 저작자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라며 사법 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