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한 작품에 들어가면 몇 개월을 자신이 아닌 극 중 캐릭터로 살아가기 마련이다. 배우 이태선 역시 다르지 않았다. 몇 개월을 나연수라는 인물로 살아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을 남겼다.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석호(지성)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극 중 이태선은 어린 나이에 싱글대디가 된 딴따리 멤버 나연수 역할을 맡았다.

이태선은 ‘딴따라’를 통해 데뷔 신고식을 마쳤다. 그는 첫 작품임에도 좋은 감독, 작가, 그리고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는 “작품이 끝이 났다는 것”에 대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아쉽다고 했다.

사실 나연수라는 역할은 신인 배우가 맡기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싱글 대디로 설정된 나연수를 연기 하기 위해서는 부성애라는 감정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태선은 아이와 함께 나온다는 점에서 좋은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연수가 가지고 있는 부성애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했다. 그는 “인간 극장을 많이 찾아 봤다”고 했다.

무엇보다 나찬희 역의 조연호 군의 도움이 컸다고 이야기 했다. 이태선은 “연호 군이 의젓하고 연기도 잘했다”며 “오히려 그 친구에게 많은 부분을 도움을 받은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촬영이 끝나고 나서 떨어지는 것이 아쉬웠다”고 했다.

촬영장에서 조연호 군은 이태선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장난도 치고 놀아주면서 자연스럽게 부자 케미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태선은 촬영을 하다 보니 “부성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극 중 연수가 찬희의 손을 잡고 걸을 때 배우와 배우의 연기가 아니라 부자지간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역시 연호 군과 함께 한 장면이었다. 이태선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자신의 첫 사랑을 떠나 보내고 망고 엔터테인먼트 앞에서 아들과 우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도 울었던 장면”이라며 그 장면에서 가슴 뭉클한 따뜻함을 느꼈다고 했다. 더욱이 연호 군의 도움으로 어려운 장면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아들 칭찬에 열을 올렸다. 그런 이태선의 모습에서 여전히 ‘딴따라’의 나연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딴따라’의 경우 배우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배우 지성이다. 이태선 역시도 지성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태선은 지성을 두고 촬영장에서 엄마 같은 존재였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도, 밖에서도 매니저이자 엄마였다. 어린 배우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맞춰주는 것이 힘들었을 것이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이태선은 지성의 촌철살인 같은 조언들을 가슴에 새겨 넣었다. 지성의 조언 중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연기”가 와 닿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지성이 촬영 내내 신석호의 캐릭터로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배님이 신인 배우로서의 자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덕분에 자세,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어요. 반성도 많이 했고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 책임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어요.”

‘딴따라’는 딴따라 밴드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젊은 배우들이 많았다. 이태선을 비롯해 공명, 강민혁, 엘조, 혜리에 이르기까지 젊은 배우들이 똘똘 뭉칠 수 밖에 없었다. 이태선은 “모든 사람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돌아가면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고 당시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태선은 청춘 드라마라는 성격상 배우들의 분위기가 살아야 작품에도 잘 녹아 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같이 사적으로 만나면서 우정을 다졌다. 그렇게 친해진 결과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이들이 됐다. 그는 “다들 친해져서 방송에서 더 딴따라 밴드 멤버들의 케미가 잘 전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태선은 성격들이 하나 같이 모나지 않아서 다 좋았다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그들과의 기억을 추억하면서 이태선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촬영장 이야기만 나오면 흥이 나는 모습만으로도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얼마나 탄탄하게 뭉쳤는지 짐작하게 했다.   

극 중 나연수는 조금은 어눌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터뷰 중 이태선의 모습은 나연수의 모습과는 달랐다. 오히려 극 중 공명이 연기한 카일과 비슷했다. 쾌활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이태선은 “비중의 차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밝고 과감함이 있지만 그렇다고 나연수와 같은 성격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때로는 나 역시도 소심할 때도 있고 과감할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나연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제 첫 발을 뗀 신인 배우 이태선의 목표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색깔 있는 배우다. 그 존재감은 진실되고 인간적인, 더 정확하게는 솔직한 모습에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태선의 강점은 겸손함처럼 보였다.  

이태선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감사하다”이다. 선배 연기자든, 딴따라 밴드로 뭉친 또래 연기자든, 감독, 작가, 스태프, 심지어 아역 배우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입에 붙어 있는 감사라는 단어를 지적하자 “캐릭터 영향”이라고 했다.

“나연수를 닮아가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연수처럼 늘 감사하게 됐어요. 연수를 통해서 배웠죠.” 

[출처 : 티브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