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김명미 기자]

'신의 목소리' 박정현이 두 번의 시행착오 끝에 완벽한 무대를 그려냈다.

4월 27일 방송된 SBS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에서 박정현은 아마추어 참가자 박현일과 대결을 펼쳤다. 이날 경연에 앞서 박정현은 네티즌들이 추천한 경연곡 리스트를 확인했고, 다소 생소한 노래들이 눈에 보이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 박정현의 경연곡은 AOA '심쿵해'로 선정됐다.

세 시간의 짧은 연습 후 무대에 오른 박정현은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AOA '심쿵해'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편곡해 왔다. 박정현이 소울 넘치는 목소리로 노래의 포문을 열자 윤도현은 "또 시작됐어"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쾌한 원곡과 달리 짙은 감성이 느껴지는 박정현의 무대에 모두들 점점 빠져들 무렵, 돌연 박정현은 "미안해요"라고 말하며 공연을 중단했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스튜디오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다. 박정현은 "(멜로디가) 생각이 안 난다. 미안하다"고 말했고, 패널들과 관객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그녀를 응원했다.

이어 새롭게 시작된 두 번째 무대에서 박정현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느낌의 멜로디를 선보이며 노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신중하게 리듬을 타던 박정현은 또 다시 "죄송하다"며 노래를 중단했다. 거미는 "내가 무대에 있는 것 같았다"며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론 무대를 더 멋지게 해낼 거란 믿음이 있었다"고 인터뷰에서 속마음을 털어놨다.

박정현은 마음을 다잡고 세 번째 무대를 시작했다. 박정현은 웃으며 "이번엔 또 다른 스타일로 부르겠다"고 말한 뒤, 첫 번째 두 번째 무대와 또 다른 프리스타일 '심쿵해'를 선보였다. 한치 앞도 예상되지 않는 박정현의 무대에 모두들 눈을 떼지 못 했고, 마지막 폭풍 고음 애드리브에선 '이건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대가 끝나자 거미는 "이 분은 이런 분이다. 이게 음악이다"고 선배 박정현에 경의를 표했다. 결국 박정현이 박현일을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고, 박정현은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수많은 무대 경험은 물론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등 음악 경연 프로그램 경험도 상당한 박정현이 무대 위에서 이렇게 많은 실수를 하며 당황하는 모습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음악 경연 무대에서 실수를 연발한 가수가 곧바로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뒤집는 모습 역시 생소한 장면. 두 번이나 무대를 중단하며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을 텐데도 결국 완벽한 무대를 그려내는 박정현의 모습이 경이로웠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재도전은 자진 하차 요구까지 만들어낼 만큼 심각한 일이다. 심지어 이날 박정현은 두 번의 재도전에도 불구, 상대방을 꺾고 승리를 차지했기에 더욱 비난을 피하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들의 대부분 반응은 그저 박정현의 무대가 너무 멋있었다는 것 뿐, 자진 하차 요구는 물론 형평성 논란이나 동정표 논란도 찾아보기 어렵다.

박정현의 무대에 논란이 없는 이유, 그 이유 역시 박정현의 노래다. 누구라도 납득할만한 세 번째 무대를 스스로 만들어내며 반박의 여지를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난관을 마주했을 때 도망가지 않고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 기회 삼는 박정현. 그녀는 괜히 19년 차 가수가 아니었다.(사진=SBS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