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설은 실제로도 애교 많은 여섯 살이었다. 말수는 '응팔' 진주 역보다 많았고 웃음은 훨씬 더 많았다.

 

아역배우 김설은 종영을 앞둔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감독 신원호/이하 응팔)에서 김선영(김선영 분)의 막내딸이자 선우(고경표 분)의 동생 진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골목 내 유일한 미취학 아동으로 쌍문동 사람들은 물론 물론 시청자 마음마저 훔친 인기 스타.
 

하지만 최근 '응팔'의 배경이 1980년대에서 1994년으로 타임워프하면서 김설은 정든 '응팔'을 조금 일찍 하차해야 했다. 극 중 진주 캐릭터의 나이가 유아에서 초등학교 6학년으로 훌쩍 뛰었기에 여섯 살 김설은 진주 역을 아역배우 신비에게 물려줘야(?) 했던 것. 김설은 지난 1월 13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떠나보낸 진주 역에 못내 미련을 보였다. "진주 연기 그만둘 때 아쉬웠어요. 제가 이제 더 진주가 아니라서." 최근 신비의 진주 연기를 TV로 봤다는 김설은 아쉽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설이 진주로 있던 마지막 순간은 어땠을까. 어머니가 대신 들려준 김설의 '응팔' 마지막 촬영기다. 당사자는 숙면 중이어서 기억이 없단다. "설이는 기억 못 할 거예요. 잤거든요. 선영 엄마, 무성 아빠랑 셋이 찍은 게 마지막 촬영이었어요. 두 사람이 진주를 안고 붕어빵 먹으면서 골목을 걷는 신이요. 그런데 최무성 씨 품이 편했는지 촬영 도중에 설이가 진짜 잠들었어요. 끝나고도 깨질 않아서 무성 아빠, 선영 엄마한테는 마지막 인사도 못 했던 거 있죠. 잠든 설이를 안고 가려는데 선영 엄마가 잠든 설이 얼굴 보면서 '다행이다' 하더라고요. 설이가 안 자고 있었으면 인사 할때 눈물 났을 것 같다고, 잠들어서 다행이라고."

여섯 살 잠든 얼굴이 눈물을 쏙 뺄 정도로 김설이 사랑을 받긴 했나 보다. 알게 모르게 극 중 역할의 비중도 컸다. 최무성과 김선영이 가까워지는 계기이자 둘의 애교 많은 막내딸, 택이(박보검 분)네와 선우네를 한 가족으로 엮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게다가 선우와는 극 초반부터 '남매 케미'로 사랑받았다.

'응팔' 선우-진주가 그렇듯 실제 고경표-김설도 그렇게 사이가 좋다. 진주는 '김성균'도 좋아하고, '정봉 오빠'(안재홍 분)도 참 좋아하지만 정작 "누가 제일 좋냐" "누가 제일 잘해주냐"는 대답에는 철석같은 대답으로 일관했다. "선우 오빠요." 어떻게 잘해주는지 궁금해했더니 김설은 손을 꼬물꼬물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안아줬어요. 뽀뽀해주고."

한편 '응답하라 1988'은 16일 20화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기사/ 사진제공: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