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유아인의 패션 컨셉은 ‘조태오(<베테랑>)의 일상’! 10월 5일(월) 해운대 비프 빌리지 오픈토크 현장에선 장난기 어리고 야생적인 유아인의 본연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었다.

BIFF 오픈토크 전날 유아인은 <베테랑>으로 관객 1330만 명, <사도>로 520만 명을 동원하며 올 하반기 최고의 흥행 배우로 등극했다. 막 시작되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SBS)는 이미 그 인기가 뜨겁다. 오픈토크 전날부터 무대 맨 앞자리를 잡기 위해 밤새 기다린 팬들의 열기가 그 명백한 증거다.

움직이고 실천하는 삶
<베테랑>에서 유아인은 개념 없는 재벌 3세로 정의의 반대편에 서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못된 놈을 생각하며 연기했다. 선악이 공존하고 있는 내면에 숨어있는 악을 오픈하면서 연기했다”며 악역연기를 소회한 유아인. 그가 <베테랑>의 조태오를 연기하며 생각한 정의란 무엇일까. “정의란 생각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행동하고 표현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념들은 너무 넘치는 사회니까.”

유아인의 사극앓이
돌이켜보면 유아인은 <최강칠우>(2008, KBS2), <성균관 스캔들>(2010, KBS2),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 SBS), 그리고 지금 열기가 한창인 <사도>까지 유독 사극에서 빛나는 존재감을 보였다. 그는 다시 TV 사극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선택했다. 학창시절 방학 때마다 “대하사극 드라마를 몰아볼 정도”로 사극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유아인은 사극의 매력으로 “극의 강렬함”을 꼽았다. 리얼리티를 중시해야하는 현대극과는 달리, “현재 입지 않는 옷을 입은 채 무대 위에 서 있는 느낌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의 부대낌이 덜 하다”고 덧붙였다.

시를 사랑한 청년
평소 글쓰기와 시를 좋아하는 유아인은 감정표현을 부끄럽게 여기고 부정적으로 매도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SNS에서 넘쳐나는 말의 홍수 속에서 이런 감정 표현이 말살되는 현실에 대해 “그저 가벼운 농담조의 가치 없는 말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럴수록 우리 마음속에는 다 말할 수 없어 쌓이는 무언가가 많아진다”며 진중한 속내를 내비쳤다.

착함이 주는 정화의 힘
자신이 압도적으로 착한 역할을 좋아한 줄 알았지만 <베테랑>의 악역 조태오를 연기하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유아인. 그럼에도 유아인은 착한 역할에 마음을 기울였다. 예를 들면 그가 요즘에도 다시 보곤한다는 <밀회>의 선재 같은 역할. “선재같은 착한 역할을 하면 때가 묻은 내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모습, 그 순간의 떨림을 보여줄 수 있는 치명적인 멜로 영화, 좀 야한 영화”를 꼽으며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