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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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엇이든지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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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울은

어떤 물체가 앞에 나타나야 비치게 된다.

물체가 사라지면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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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물체가

비쳤다 하여 거울로부터 태어난 실물은 없다.

그저 비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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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물체가 사라졌다 하여

거울로부터 없어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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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사라진 것 뿐이다.

거울에 아름다운 꽃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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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친 영상은

아름답지만 거울 자체는 아름답지 않다.

더러운 것이 비쳤다 하여

거울 자체가 더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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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물체가 비쳤다 하여

거울 자체의 무게가 더해지는 것도 아니고,

물체가 사라졌다 하여

거울의 무게가 줄어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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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래의 마음은 어떤 악으로도

더럽히지 못하고 어떤 선으로도

그 이상 이익되게 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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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선악을 초월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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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이 거울 같다고 하면

혹 그 마음 속에 무엇인가 비치는

물체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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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란 한낱 비유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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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본래 무일물(無一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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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옹 큰스님'물따라 흐르는 꽃을 본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