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가시 모바일등록
김별 2023.03.12 11: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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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가시

  / 김별

 

매화에는 장미보다 더 독한 가시가 있음을

이제껏 알지 못했네

그리하여 반백이 되도록 

가시를 보지 못하고 꽃만 보았네

 

나 원래 어리석으니 그럴 수 있다지만

천하의 이치를 알았던

조선의 선비들은 이 엄연한 사실을 

수천 년 동안이나 왜 발설하지 않았을까

 

분명 몰라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거늘 피를 흘리면서까지 

그토록 꽃만을 원했을까.

아니면 가시는 외면하고 싶었을까

 

그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보다는

가시에 찔리는 고통 쯤은 꽃을 위해 마땅히 견뎌내야 할 대가였기에

차라리 혁명을 대신해 웃음으로 피를 즐겨 받아들였으리라

 

그러하니

겨우내 닫혀 있던 창을 열게 하고

꿈길로 오신이여

 

몇 며칠 피를 보고 

나를 찌른 이여

 

죽음을 택할 만큼 

아팠어도 

고통을 참으며 견딘이여

이 사실을 나 역시 모른 체 하렵니다

감추렵니다

 

가시에 찔려 죽은

수천 년의 금기를 나 역시 숨기며

기꺼이 그 입술에 입맞추겠습니다

 

그러하니 어여쁜 이여

아름다움을 탐하다 지친

어리석은 목숨을 가엽다 여기시거든

 

천금 같은 봄 밤이 

다 가기 전

향기로운 그 몸을 허락하소서

외면하지 마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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