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랑 / 김별

늘 시끄럽고 불안한 게 세상사지만

세상보다 더 소중한 건

언제나 작은 둥지를 지키는 일

그런 당신을 위해

이 겨울에는 

알불 같은 사랑을 마련하겠습니다

장작처럼 활활 타오를 수는 없지만

잿불 속에 묻어놓은 뜨거운 속살을 

고스란히 간직하겠습니다

가난한 살림살이

빠듯하고 고단한 일상에 묻혀 

마를 새 없이 젖어 있는

얼음짱 같이 차고 험한 손을 

따듯이 녹여드리겠습니다

꽁꽁 수도가 얼고

윗목에 냉기가 도는

춥고 시린 날에도

이불 속에 따듯한 공깃밥을 묻어놓았듯이

하루종일 냉기와 맞선 고단한 삶이기에 

얼음처럼 차지만 

따듯한 마음과 

향기로운 미소로 지켜 온 작은 몸을 

꼬옥 안아 감싸드리겠습니다.

눈이 쌓이고

날이 사나울수록

묻어놓은 김치가 맛있게 익어가듯이

사랑한 날들만큼 시렸던 세월

이제 말하지 않고 보지 않아도 

서로의 감추어 둔 아픔까지 알았습니다

꽃이 피었다 지고

단풍이 물들어 다 떨어지도록

호사로운 꿈 한번 꿔보지 못한 당신

동동걸음 치는

밀감의 계절에는

달콤새콤한 한 봉지 찡한 사랑을 오직

당신을 위해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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