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물의 변(辯) / 藝香 도지현

문을 열고 방을 들어선다

시큼 텁텁한 냄새가 왈칵 나

코를 움켜잡아야 했다

아! 정말 불결해

왜 어른들은 이런 걸 먹을까

묵은 지 냄새가 어린 마음에 참 역했다

식사 시간이면 할머님께서 그러셨지

“이거 한번 떠 묵어 봐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다고”

“에이 할무이 그걸 우째 묵습니꺼”

그랬었는데

정말 그랬었는데

이제 김칫국물이 말한다

“먹지 마, 냄새난다며”

놀리듯 하는 말에 미안한 마음

그 국물이 어쩜 그리 시원하고 맛있는지

아들에게 권해 본다

“ 이거 한번 떠먹어 봐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