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귀비 영민 전채연

깜장 고무신 손에 들고

달음박질 하여

여름이 오기 전에

작년내 감물 흠뻑 묻은

꽃무늬 원피스 입고

봄바람 맞으러 간다

비행장 있는 냇물가로.

집 근처 

조그마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돌아 

바닷바람 까맣게 그을린

동심들의 눈치 살피며

주위를 맴돌아 보지만

숯 검뎅이 동심들은

아는 척도 하지 않고

내 작은 가슴엔 

조약돌만 가득 채우고 돌아선다.

왜 날...

저 멀리 있는 학교 다니라 하는지

설움과 힘겨움에

비비적 거려 보지만

무서운 한마디

이 학교는 분교잖아!

어린 동심엔 분교를

알리가 없었다.

외로움과 설움이 복받쳐 오면

하늘 쳐다보고 

연둣빛 미소 짓는

새싹들과 이야기 했다.

봄이 오면

내 동심의 텃밭에

찔레꽃 꺾어 심고

시금치 나물 심고

학동길 돌고 돌아

하구리로 오르면서

아카시아 향 맡으며

차돌꽝에 올라

공깃돌 주워 

기름진 밭으로 가꾸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밭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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