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의 밤​  / 신달자

홀로 와인 반병을 마셨으니

나는 지금부터 미쳐島에 닿는다

量의 선을 넘으면 언제나 저미는 핏줄을 안고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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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대부자였지만 주색잡기로 쫄딱 망해 고향 쫓겨나

서울 변두리 살며 누울 때도 고향 바라보며 눕는다고 했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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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술 한 잔 마시고 "고향 떠나 십여 년에 청춘은 늙어어엉어" 으윽 울던 아버지

그 눈물 아버지 피같이 내 가슴 위로 흘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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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바람나 집에 뜸할 때 술로 배를 채우며 울어울어 울었던 어머니

불현듯 마당 가운데 서서 아리랑을 살 찢어지게 부르다 쓰러지는 미친 여자

그 모습 아직 나를 발광하게 만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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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장 공간에는 빈 공간이 없어라

누구도 볼 수 없는 공간마다 젖은 손수건이 무겁게 흔들거려

아버지 어머니 눈물 지금까지 따라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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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와인 병을 들고 가슴을 치며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애간장 저미는 내 노래가

방울방울 눈물방울

연분홍치마를 몇 천 번을 불러도 기다리는 남자는 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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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취한 나를 두고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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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島는 김승희의 그래島에서 연상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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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함께 2021년 봄호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