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로(草露) 김성남의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k하서량 2021.11.16 22:09:17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고대 중국 은나라 때부터
주 · 진 · 한 · 수 · 당나라에 걸쳐 2천년 동안, 북방의 흉노족(유목 민족이라 겨울이면 먹거리가 떨어짐)이 가을걷이를 끝낸 중국 남쪽 지방을 침략해 물자를 약탈해가기가 일쑤였습니다
이에 당나라 때 시인 두심언(詩聖 두보의 조부)이 흉노의 침략을 막기
위해 북방으로 떠나는 친구 '소미도'에게 시를 지어 선물했는데...
雲淨妖星落-운정요성락
구름 걷히고 요사스럽던 별 떨어지니
秋高塞馬肥-추고새마비
가을은 깊어져 변방에 말 살찌는구나
馬鞍雄劍動-마안웅검동
말 안장에 앉아 용감하게 칼 휘두르고
搖筆羽書飛-요필우서비
붓을 들어 승전보 날리네.
여기서
두 번째 행,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가 바뀐 말이 天高馬肥(천고마비)입니다
‘秋高塞馬肥(추고새마비)’라는
구절은 “가을 하늘이 높으니 변방의 말이 살찌는구나”
라는 뜻으로, 여기에는
흉노족의 침입을 경계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즉 ‘천고마비’는
“하늘이 맑고 모든 것이 풍성하다”라는 낭만적인 의미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날 위험한 계절”이라는 무서운 뜻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옛 뜻은 사라지고,
글자의 의미만 남아 가을의 풍요로움을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우리 이지데이 시인님들은 '천고마비'
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초로(草露) 김성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