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행 기차를 타고 --- 향린/박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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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꽃 들꽃 휘날리어 
꽃비를 이루던 봄날의 성곽
해마다 빈틈없이 그 꽃을 채워
봄을 쏟으며 그대론데
다 그대로 두고 나만 빠져 나왔었구나 
마치 어느 세기를 건너온 시간 여행자처럼

풀잎의 이슬처럼 샘솟던 사랑의 빛
버드나무에 머문 달처럼 아늑한 
만면파안 그 기쁨 무엇에 비하랴

영혼을 방목하던 젊은 숲에서
새처럼 노래하던 내게
코러스를 넣던 다정한 그 음성마저
마법처럼 흔적 없지만

현실의 언덕에서 더듬어 보며 
사월 행 기차를 타 보려네
기억의 집으로 멈춰진 시간 여행지
분분한 꽃향기 나를 이끄는  
그 봄의 성곽을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