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子息上八字(무자식상팔자)

無;없을 무, 子:아들 자, 息:숨쉴 식, 上:위 상, 八:여덟 팔, 字:글자 자.

어의: 자식이 없는 것이 가장 좋은 운명이라는 것.

출전: 장자 천지(天地)편

요(堯)나라 임금이 화(華)라는 나라를 여행할 때였다. 그곳의 국경지기가 와서 임금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 성인시시군요. 부디 성인을 위해 축복해 주십시오. 성인이 장수하시기를!”

그러자 요 임금이 이렇게 말했다.

“사양하겠습니다.”

“성인이 부유하시기를!”

요 임금은 또 이렇게 말했다.

“사양하겠습니다.”

“성인께 아들이 많으시기를!”

요 임금이 대답했다.

“사양하겠습니다.”

그러자 국경지기가 말했다.

“장수와 부유함과 아들이 많음은 누구나가 다 바라는 바입니다.

당신만 유독 바라지 않으시다니 무슨 이유에서 입니까?”

요 임금이 대답했다.

“아들이 많으면 걱정이 많아지고, 부자가 되면 귀찮은 일이 많으며, 장수하면 욕된 일이 많아집니다.

이 세 가지는 무위(無爲)의 참된 덕을 키우는데 도움이 못 됩니다. 그래서 사양하는 것입니다.”

국경지기가 말했다.

“처음 당신을 본 순간 나는 당신을 성인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군자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려,

하늘이 만민을 낳으면 반드시 직무를 내리는 법입니다.

아들이 많아도 그들 각자에게 직무를 내린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부자가 되더라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무슨 문제입니까?

무릇 성인이란 메추라기처럼 거처가 일정하지 않고 새 새끼처럼 주는 대로 먹으며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 다녀도 자취를 남기지 않습니다.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으면 만물과 함께 반성하고 천하에 도가 베풀어지고 있지 않으면

자기 본래의 덕을 닦으며 고요한 삶을 누립니다.

천년을 살다가 세상이 싫어지면 속세를 떠나 선경(仙境)으로 올라가 저 흰구름을 타고

천제(天帝)의 이상향에 이릅니다.

이리하여 오래 삶과 부유함과 아들이 많다는 세 가지 수고도 찾아들지 않고 몸에 늘 아무런 해가 없다면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말을 마친 국경지기가 그 자리를 뜨려 하자 요 임금이 뒤쫓아 가 말했다.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하지만 국경지기는 사양하였다.

부모에게 자식이란 평생 보살펴야 할 짐 덩어리이다.

무자식이란 옛날에는 칠거지악의 하나였으나 요즈음은 오히려 자식으로 인한 근심 없이 편안히 인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자식상팔자란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마음이 자식을 향한 부모 사랑의 발끝만큼도 못 미치는

세태에 대한 일종의 경고라 하겠다.

(윤미길 엮음 고사성어 이야기에서)

<서비의 놀이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