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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100 하양 2021.03.01 00:25:46
조회 506 댓글 4 신고

 

 

봄비

 

봄비가 내린다

씻겨 내린 가슴에도

젖어 있는 추억이 스물거리면

우산은 사치스러울 뿐

뱀처럼 기어오르는 빗물에 잠겨있다

 

지금쯤

그대 잊기라도 했으련만

빗속 어디에선가

젖은 채로 끌려가는 바보가 있다

 

추억이

가난했으면

빈 그릇 가득 빗물 뿐이였을 것을

어쩌면 눈물로 채웠을 그릇 속에

동그란 얼굴 하나 너무 그립다

 

봄바람이 분다

휑한 가슴 어디에선가

또아리 틀어 올린 진한 모습으로

시간만 멍청했을 뿐

지우지 못한 이름으로 내가 미련하다

 

술잔이

넘실거려 취한 눈으로

가끔은 너를 잊었으련만

바보는 그날 속에 살았었나보다

 

세월이

시들해지면

곱던 얼굴 어찌 변했을련지

어쩌면 지나쳐 기억 못 할지라도

아직껏 사랑하나 지켜왔을 뿐이다

 

- 한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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