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이 아닌

버틴다고 버텨지는 것이 아닌

견딘다고 견뎌지는 것이 아닌 것을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음인데..

혹시나..

행여나..

아닐 한 내 거만한 자만이

그 모든 것을 의미 없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 의미를 알아가라는 인생길..

누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순탄하고

탄탄대로는 아니였을텐데..

그 의미를 누가 먼저 알아채고

실천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때와 시기는

천지차이로 달라진다는 것을..

나의 일터 큰 유리벽 밖에는

함박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있는데

그 내리는 눈을 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이 다 각기 다르듯

나는 오늘 아주 어릴 적 높은 건물 창밖으로

얼굴을 거꾸로 내밀어 눈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기로 했다.

가끔씩 그 기억이 소환되는 걸 보면

아마도 그때 그 순간이 참으로 행복했었나보다

눈을 치우면서도 힘들기 보다는

그 행복했던 기억으로 눈을 치우고 있는

내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행복하기만 하다.

- 카론/함박눈 내리는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