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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행
100 하양 2021.01.16 00:11:11
조회 313 댓글 4 신고

 

 

겨울행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 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갓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에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 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가지를 꺾던 눈밭의

당신의 언 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 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거립니다.

 

- 이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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