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겨울행
100 하양 2021.01.16 00:11:11
조회 324 댓글 4 신고

 

 

겨울행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 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갓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에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 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가지를 꺾던 눈밭의

당신의 언 발이 짚어가던

발자국이 남은 그 땅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꽃의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 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거립니다.

 

- 이근배

8
다른 글 추천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2)
봄은 아프다   new 대장장이 0 13:07:44
봄빛 매화꽃 화사한 미소  file new 미림임영석 23 11:39:50
사랑하는 너를 보고 있으면   new 대장장이 18 11:16:24
산새 노래하는 봄빛 뒷동산  file new 미림임영석 20 10:50:26
사랑에 대한 단상   new 대장장이 33 10:39:28
* 꽃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  file new 마음의글 64 10:11:42
죽음의 들판 '킬링필드'   new 뚜르 33 09:33:01
봄이 오는 마당에서   new 뚜르 48 09:32:57
3월에 /문인귀   new 뚜르 27 09:32:53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new 은꽃나무 38 09:09:48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new (1) 은꽃나무 53 09:09:45
정진해 나가는 삶   new 은꽃나무 36 09:09:41
봄 / 천숙녀  file new (1) 독도시인 44 08:58:29
불화의 목소리를 통제하라   new 무극도율 55 07:50:28
짧은 치마, 빨간 립스틱   new 무극도율 46 07:49:09
세르반테스는 왜 '돈키호테'를 썼을까   new (1) 무극도율 55 07:47:45
마음 속에 있는 해답   new 욱형 101 05:15:19
땅 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new 욱형 82 05:13:53
설탕같은 사람 소금같은 사람   new (2) 욱형 108 05:12:12
천사의 메세지 ,머루 1   new 해맑음3 58 03:36:54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