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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자고 만리장성 쌓기
28 무극도율 2020.11.23 09: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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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자고 만리장성 쌓기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의 실제 의미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전혀 다르답니다.  

진짜 여부는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들어볼 만 합니다. 

‘하룻밤 인연으로 끊기 어려운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뜻으로 우린 이해하고 있지요.  

그러나 원래 어원은 전혀 다른 뜻으로 시작되었답니다.  

그러니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겠지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다.  

어느 신혼 부부의 신랑이 신혼 초에 그만 만리장성 쌓는 부역장에 끌려갔다고 한다.  

일단 징용이 되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니 사실상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었다. 

부역장에 한번 들어가면 공사가 끝나기 전에는 나올 수 없었기에 그 신혼부부는 졸지에 생이별하게 되었고 아직 아이가 없는 미모의 부인은 신세 한탄을 하며 홀로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요즘 같으면 재혼을 하든지 해서 다른 방도를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황제의 명을 거역할 수 없어서 딴 마음은 꿈도 꿀 수 없었다.  

여인이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외딴집에 하루는 나그네가 찾아들었다.  

“갈 길은 먼데 날은 이미 저물었고 근처에 인가라고는 이 집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헛간이라도 좋으니 하룻밤만 묵어가게 해 주십시오.”  

정중한 부탁에 여인은 사정이 딱한 과객을 차마 내칠 수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사내가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보아하니 외딴집에 혼자 사시는 모양인데 무슨 사연이라도 있나요?”  

여인은 남편이 부역 가게 된 사정을 말해 주었다.  

밤이 깊어가자 사내는 수작을 걸었고, 여인과 실랑이가 거듭되자 더욱 안달이 났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습니까?  

돌아올 수도 없는 남편을 생각해서 정조를 지킨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당신의 평생을 책임질 테니 함께 멀리 도망가서 함께 행복하게 삽시다.” 

이런 판국에 깊은 야밤에 외딴집에서 여인 혼자 절개를 지키겠다고 저항한들 소용없는 일이었다.  

여인은 한 가지 부탁을 들어 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안달이 난 사내는 어떤 부탁이라도 다 들어줄 테니 어서 말해보라고 했다. 

“남편과는 부부의 연을 맺은 몸인데 언제 올지 모르는 어려움에 처했다고 해서 외간 남자를 그냥 따라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그러니 남편의 옷을 한 벌 싸 드릴 테니 날이 밝는대로 제 남편을 찾아가 갈아 입을 수 있도록 전해주시고 그 증표로 글 한 장만 받아 주십시오." 

“어차피 살아생전 보기 힘든 남편에게 옷이라도 한 벌 지어 입히고 나면 당신을 따라 나선다 해도 마음이 좀 홀가분해질 것 같습니다.  

제 심부름을 하고 돌아오시면 평생 당신을 의지하고 살겠습니다.  

그 약속을 해주신다면 제 몸을 허락하겠습니다.” 

듣고 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라서 사내는 그렇게 하겠노라 하고 ‘이게 웬 떡이냐’는 심정으로 냅다 덤벼들었다.  

그는 운우지정을 나누고 욕정을 채운 후 잠에 곯아 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난 사내는 간밤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길 떠날 채비를 했다.  

부지런히 걷고 걸어 부역장에 도착한 뒤 감독관에게 면회 신청을 했다. 

옷을 갈아 입히고 글 한 장을 받아 가야 한다는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관리는 그럴려면 그가 공사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한 사람이 작업장을 나오면 그 대신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옷 갈아 입을 동안 잠시 교대를 해줘야 한다면서. 

여인의 남편을 만난 사내는 관리가 시킨대로 말하고 옷 보따리를 건네주었다.  

“옷 갈아 입고 편지 한 장 써서 빨리 돌아오시오.”  

말을 마친 사내는 별 생각없이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남편이 옷을 갈아 입으려고 보자기를 펼치자 옷 속에서 편지가 떨어졌다.

“당신의 아내 해옥입니다.  

당신을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 옷을 전한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외간 남자와 하룻밤 자게 된 것을 평생 허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서시면 옷을 갈아 입는 즉시 집으로 돌아오시고 혹시 그럴 마음이 없거나 허물을 탓하려거든 그 남자와 교대해서 도로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자신을 부역에서 빼내주기 위해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지냈다고 하지만 어느 바보가 만리장성 공사장에 다시 들어가 평생 썩어 지내고 싶겠는가?

남편은 옷을 갈아 입은 즉시 아내에게 달려와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해옥이라는 이름대로 남편을 감옥에서 해방시켜준 것입니다.  

요망 요사스런 여인인가 현숙 현명한 여인인가? 

그런데 그 만리장성 공사 현장에는 언젠가부터 실성한 사람이 하나 보였다고 합니다.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며  돌을 옮기곤 했는데 옆에서 들어본 사람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고 합니다. '고작 하룻밤 자고 만리장성을 쌓는구나.' 

이처럼 그 말의 원뜻은 '하룻밤 밖에 안 잤는데 죽을 때까지 만리장성을 쌓고 있구나'입니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지요.  

순간의 욕구 때문에 평생을 그르치지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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