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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와 사과
100 강아지 2020.11.23 00:04:27
조회 100 댓글 0 신고

암병동에서 

야간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고 호출기로 물었으

대답이 없었습니다

 

나는 환자에게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려갔습니다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

 

병동에서 가장

오래된 입원 환자였습

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황급히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 한 개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달라

맥이 쫙 풀렸습니다

 

그의 간병하던 아내가

곤히 잠들어 있는 모습

보였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줘요

 

나는다른 환자들이

깰까봐 얼른 사과를

대충대충 깎았습니다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 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말했습니

다 

 

나는 귀찮고

마땅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습니다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라고 말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요구하는 환자가

참 못 마땅했지만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습니다

 

사과의 모양새를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쉬워 하는

그를 두고

나는 서둘러

병실을 나왔습니다

 

며칠 뒤 산일장을 치른

그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저를 찾아 왔습니다

 

간호사님 사실 그 날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도 깨어 있었습니다

 

그날이 저희들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아침에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담은

접시를 주더군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속에 힘이 없어

깎아 줄 수가 없어서

간호사님에게

부탁했았던거랍니다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

남편의 그 마음을

지켜 주고 싶어서

간호사님이 바쁜거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누워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그 날 사과 깎아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나는 그 새벽

그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었던가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화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

옹색한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차한 상황이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살아가면서 매사에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려는

짝배 생각려 를

합 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 비탈의 바위와

흙과 이끼와 물과 나무

서로 배려하면서

공존하고 살고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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