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참 좋다

하늘빛 고운 날

해맑은 미소가 가득 번지면

온통 네 생각에

심장이 뛰고 얼굴빛이 환하다

가을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너의 계절에 고독을 즐기며

외로움도 쓸쓸함도

가을 잎새에 툴툴 털어놓아

마음은 고운 빛으로 널 그린다

내 쓸쓸함을

훈훈하게 데워 줄 가을이 참 좋다

어디선가 구절초 향기가

코끝에 스치면 우리, 다시

따뜻한 계절을 준비하자

서녘 하늘 붉게 타는

노을빛이 따뜻하다

그리움 한 아름 끌어안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생각에 잠긴다

가을바람이 서늘해졌다

꽃향기 번지는 가을 냄새가

긴 호흡으로 내 몸에 묻어나

나도 가을이 된다

- 박명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