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
54 산과들에 2020.10.14 17:44:22
조회 160 댓글 2 신고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 

내 것은 버려두고 남의 것을 쫓아

허둥대며 비틀대며 너무 멀리까지 왔다

색다른 향내에 취해 속삭임에 넋나가

이 길이 우리가 주인으로 사는 대신

머슴으로 종으로 사는 길임을 모르고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소경이 되었다

앞을 가로막은 천길 낭떠러지도

보지 못하는 소경이 되었다

천지를 메운 죽음의 소리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되었다 바보가 되었다

남의 것을 쫓아 허둥대는 사이

우리 몸은 서서히 쇠사슬로 묶였지만

어떤 테는 굳고 어떤 데는 썩었지만

우리는 그것도 모르는 천치가 되었다

문득 서서 귀를 기울여보면

눈을 떠라 외쳐대는 아우성 그 소리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되었다

동은 터오는데 새벽 햇살은 빛나는데

그릇된 길잡이 한테 휘둘리며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

이제는 풀잎의 이슬로 눈을 비며 뜰 때

샘물 한 바가지 퍼마시고

크게 소리내어 울음 울 때

허둥대던 발길 우리 것 찾아 돌릴 때

머슴으로 종으로 사는 길을 버리고

우리가 주인되어 사는 길 찾아들 때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왔다

이제는 얼뜬 길잡이 밀어 제치고

우리가 앞장서서 나아갈 때

 

-신경림- 

3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날마다 좋은날   강아지 151 20.11.26
사람이 하늘 처럼   강아지 90 20.11.26
인연의 꽃   (3) 도토리 241 20.11.25
해와 달과 별   (3) 도토리 214 20.11.25
한 움큼   (3) 도토리 219 20.11.25
  산과들에 95 20.11.25
산을 바라본다   (1) 산과들에 97 20.11.25
추억   산과들에 104 20.11.25
말하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file (2) 광솔 275 20.11.25
어쩌라고요  file (2) 은빈 장인하 616 20.11.25
'쉼'이 필요합니다   (2) 뚜르 364 20.11.25
조직의 멸망원인은 내부에 있다   뚜르 246 20.11.25
11월의 고해 /권경희   뚜르 222 20.11.25
♡ 관계의 향기   (6) 청암 378 20.11.25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는 법   (1) 네잎크로바 216 20.11.25
천사의 메시지,바다와 버스   해맑음3 92 20.11.25
언제 죽게 되나요   그도세상김용.. 141 20.11.25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   그도세상김용.. 211 20.11.25
수리비 만 달러   그도세상김용.. 138 20.11.25
꽃비로 오는 사람  file 모바일등록 (2) 가을날의동화 169 20.11.25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