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호와 의미 사이에서

가볍게 흔들리는 말보다도,

따뜻한 한 방울의 눈물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차라리 아무 말도 안하는 시에서

더욱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

그 안에는 차마, 말할 수 없던

고요한 사랑이 숨 쉬고 있기에

운명적인 거리를 두고,

서로 다른 하늘 아래

흘러간 세월을 가슴에 적시는 눈물

기구했던 기다림의 삶마저 돌아보니

그대를 위한 깊은 사랑입니다.

오랜 그리움의 끝에서 펼쳐지는

한 구절의 맑은 고백같은...

글/  안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