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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려
100 하양 2020.07.16 00:23:40
조회 386 댓글 6 신고

 

 

그렇고 그려

 

육묘 판에 씨앗을 심고

잎이 나오길 기다려 봐.

떡잎이 가리키는 방향이

다 다르지.

그런데 이파리 무성해지고

키가 자라면 다 거기서 거기여.

 

꽃도 두엇일 때는 동서남북

고개 수그린 놈 쳐든 놈

제각각이지만

무더기로 피면 그렇고 그려.

 

꼬투리도 열매도 당연히

모양이며 빛깔이 다 다르지.

우리네 삶도 그렇고 그려.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하나둘일 때는 나만 부실하고

응달 얼음판이고

억울하지만 살다 보면

다들 걱정거리가 꾸러미로

두릅으로 바지게 짐짝으로

거기서 거기여.

 

굶어 죽은 놈보다 많이 먹어서

병 걸리는 놈이 많다잖여.

올챙이 배처럼 창자가 복잡해도

똥구멍은 단순한 거여.

추워지면 죄다 땅속으로

겨울잠 자러 가는 거여.

 

슬픔도 괴로움도

다 무더기로 피는 꽃이여.

우리는 거름 치지 않은

꽃밭이고 참깨밭이여.

육묘 판 떠난 지가 언제여.

어우렁더우렁 꼴값하며 사는 거지.

 

굴러다니는 깡통도

다 개성적으로 빛나는 거여.

그나저나 막걸릿잔은

누가 이렇게 찌그려 놨대.

상처가 참 억울하게 빛나는구먼.

 

- 이정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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