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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수행하는 곳 - 총림(叢林)
100 뚜르 2020.07.04 09:34:55
조회 144 댓글 2 신고

중국·한국·일본 등 동양 삼국은 함께 모여 수행하는 곳을 총림(叢林)이라고 불렀다.

대중이 풀과 나무처럼 빽빽하게 서 있는 까닭에 내키는 대로 어지럽게 자라지 못하도록 서로 붙들어 주는 

공간인 까닭이다.

쑥대머리(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져 있는 모양)란 말에서 보듯 쑥은 제멋대로 자라는 식물의 대명사다.
설사 그런 쑥이라고 할지라도 곧게 자라는 마(麻) 속에 있으면 애써 잡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곧게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모이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은 전쟁터뿐 아니라 수도원의 법칙이기도 했다.
그래서 대중이 공부시켜 준다는 말이 나왔다. 그냥 함께 살면서 따라 하기만 해도 크게 잘못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크게 잘못될 일이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억나는 사건이 있다.
그날 행사에 초청된 강사는 차분하게 주제를 잘 이끌어가는가 싶더니 한순간 그만 키워드를 놓쳐버렸는지 

말이 끊겼다.
어색한 고요가 잠시 이어졌다.
그 난감한 표정을 향해 뒷자리에서 누군가 ‘뭐라뭐라’ 하면서 말머리를 쳐주었다.
그랬더니 "아 !  맞아요” 하면서 이내 다시 말문이 열렸다.
한참 후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지 청중을 돌아보며 농담을 던졌다.
“아까 저를 도와준 사람이 누군지 모르죠? (뜸을 들인 후) 우리 집사람이에요.”
그러자 모두 작은 소리로 웃었다.
“집사람 시키는 대로 하면 크게 잘못될 일이 없습니다.”
다시 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백번 맞는 말이다.
이것이 같이 사는 사람의 힘인 것이다.
가정 역시 작은 총림인 까닭이다.

 

원철 /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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