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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할머니의 수첩에서
100 뚜르 2020.06.28 07:04:23
조회 552 댓글 5 신고

 

자살한 할머니의 수첩에서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거리에서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나이 70쯤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살을 한 것이었습니다.

앰뷸런스가 와서 할머니는 곧 병원으로 실려 갔고 뒤이어 달려온 경찰들이

사람들을 해산시키고는 자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할머니의 아파트로 올라갔습니다.

 

실내는 온갖 고급 도구와 사치스런 장식품들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왠지 썰렁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 정도 살림으로 보았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은 아닌 것 같고,

혹시 건강상의 이유나 불치병 때문일지도 몰라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주치의는 할머니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건강했다고 말했습니다.

 

골똘하게 고민하던 경찰관은 책상을 뒤져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작은 수첩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수첩을 펼쳐보는 경찰관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군." 하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할머니의 수첩엔 365일 동안 똑같은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무도 나에게 오지 않았음.'

 

어느 날 책을 뒤적이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멍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파리 한 마리 죽이는 데 야단법석 떨지 말고

지금 당신이 이웃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두라."라는 크리슈나무르티의 글.

 

우리는 이웃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살며 내 주위 사람들도

나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근본적으로 서로가 기대어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사람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영양소 결핍이 아니라 애정 결핍입니다.

사람들은 지금 외롭습니다.

서로의 가슴에 다리를 놓는 대신 벽을 쌓고 있는지 저 자신부터 돌아봐야겠습니다.

한강에 버려진 두 아이의 영혼을 추모하며...

 

/정광영(국민일보 명품글)

 

출처 카페 이동활의 음악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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