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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사이프러스 숲길을 걷자 / 김찬옥
16 36쩜5do시 2020.04.01 15: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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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사이프러스 숲길을 걷자  / 김찬옥



딸아, 그 사이 엄마도 모르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거니?

사이프러스 숲과도 같은 너의 왕관이

하루아침에 왜 민둥산이 되어버린 거니?

 

 지금은 초록이 만발한 초여름이야

 그 아름답던 숲을 어떻게 관리했기에

 여자라는 이파리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거니?

 초록의 영원과도 같은 결 고운 잎새들이

 왜 뭉텅뭉텅 쓰레기 통 속으로 들어가는 건지

 혹시 넌 아니?

 

 아가 춥지 않니?

 너의 머리 위에 펼쳐진 민둥산만 바라보면

 내 몸엔 한기가 도는구나

 고사목 한그루 버틸 수 없도록

 숲을 전멸시켜버린 악성 바이러스

 

 딸아, 애쓰지 마라,

 어긋난 미소 속에 더는 슬픔을 가두지 마라

 눈물이란 흐를 줄 알아야 새로운 길도 찾는 법이란다

 생각나니? 어렸을 때 하던 숨바꼭질

 너는 식탁 밑에 꼭꼭 숨어도

 엄마의 손가락 사이에 너를 감추며 놀았던 일,

 

 한밤에도 베개 닢 속에 눈물을 꼭꼭 숨기지만

 술래가 된 내 손가락 사이에 너의 눈물이 맺혀있다는 거,

 

 절망도 다 때가 있단다

 지금은 우리가 가던 길이 잠시 주저앉았을 뿐,

 민둥산에도 봄은 꼭 올 테고

 그땐 우리 봄, 봄, 봄 나팔을 불며

 노을이 피어나는 파묵칼레*의 숲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여자라서 쓸 수 있는, 여자이기에 꼭 써야만 하는

 사이프러스 숲과도 같은 왕관을 다시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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