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껌의 서정적 측면 / 황성희

풍선껌을 씹다가 눈물이 났다

어떻게 이 딸기 맛을 그만둘 수 있을까

윗몸일으키기를 하다가 눈물이 났다

어떻게 이 숨찬 맛을 그만둘 수 있을까

아니 어떻게 그만들 두셨나 그 모든 미라는 미라들은

그만두는 것을 이토록 그만둘 수 없는 난 말이다

아버지의 머리칼을 쥐어뜯으며 상상에 박차를 가한다

해바라기의 끝 조약돌의 끝 축구공 신발 개구멍의 끝

구름에게 놀란 구름이 새카맣게 질려 뭉개진 자리

태양은 그 뒤에 숨어 캄캄한 눈물을 흘린다

차갑게 식을 체온을 위해 미리 몸을 던지는 빗줄기

황급히 우산을 펼쳐 들고 당신과 당신이

잰걸음으로 피하는 것은 무엇일까

발자국은 젖지 않은 채로 어디까지 어리석을 수 있나

그림자는 자신의 끝을 목격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지만

나무는 어떻게 그 푸르렀던 맛을 그만둘 수 있는가

아버지를 그만둔 아버지 위로 오래오래 흙이 뿌려진다

단물을 삼킬 때마다 나의 사지는

있음과 없음을 향해 공평하게 부풀어 오른다

풍선의 모든 것이 현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그것이 터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맛이라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