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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는 말
12 대장장이 2020.02.17 11:30:03
조회 371 댓글 6 신고

 

 

 

       다행이라는 말

 

 

        환슴역을 계단에서 그녀를 보았다 팔다리가 뒤틀려 온전한

곳이 한군데도 없어 보이는 그녀와 등에 업힌 아기 그 앞을

지날 때 나는 눈을 감아버렸네 돈을 건넨 적도 없다 나의

섣부른 동정에 내가 머뭇거려 얼른 그곳을 벗어났다. 그래서

더 그녀와 아기가 맘에 걸렸고 어떻게살아가는지 궁금했는데

어느 늦은 밤 그곳을 지나다 또 그녀를 보았다 놀라운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녀가 바닥에서

먼지를 툭툭 털며 천천히 일어났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흔들리지도 않았다 자, 집에 가자 등에 업힌아기에게 백년을

참다 터진 말처럼 입을 열었다  등가슴에 얹혀있던 돌덩이 하

나가 쿵, 내려앉았다 자 집에 가자 등에 업힌 아기에게 백년을

참다 터진 말처럼 입을 열었다 가슴에 얹혀있던 있던 돌덩이 하

나가  쿵, 내려앉았다 놀라웠다! 배신감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

이 먼저 들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멀쩡한 그녀에게 다가가 처음으로 두부

사세요 내 마음을 건넷다 그녀가 자신의 주머니에 내 마음을 받

아넣었다 멀쩡한 그녀가 자신의 주머니에 내마음을 건넷다 그

녀가 자신의 주머니에 내 마음을 받아넣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

가 따뜻한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아기에게 먹일 것이다 멀어지는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정말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뼛속까지

서늘하게 하는 말, 다행이다

 

                              ♥ 천양희『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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