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황금빛 들녘에 바람이 노래를 합니다 

노란 물결 사이를 휘몰아 지나가며 노래를 합니다

이 가을에는 풍성한 마음과

넉넉함이 묻어 나오는 여유로운 미소처럼

바람이 들려주는 풍년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타오르른 태양에게는 잠깐의 휴식이 되어주는

뭉게구름이라는 벗이 있고

하늘높이 솟아오르던 갈대에게는

풀벌레의 즐거운 노래가 춤을 추게 하고

멀대하게 우뚝 서 있는 동그란 해바라기 꽃은

가끔씩 들려주는 벌의 방문이 반갑습니다

가을에는 바람의 노래에 귀 기울이게 해주세요

그리움과 외로움을 가슴으로 느끼며

낭만과 고독을 추억으로 남기게 해주세요

-한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