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영혼인 그대여

보이지 않는 환상의 늪 베일에 싸여

홀연히 영혼을 홀리어 가는 사이렌처럼

당신은 내 숨소리조차 빼앗아 갔습니다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미칠 듯 그리움에 병들어갔습니다

내 세월의 바다를 다 헤메서라도

만나고 싶던 그대 어느 날 허락도 없이

오랜 허무의 집을 헐며 내게로 오고 있었습니다

바람처럼 쓸쓸히 흔들려 온 세월입니다

기억을 유폐시킨 폐선처럼 아픈 추억을 묻고

해풍에 절은 그리움조차 하늘로 날려 버렸습니다

모두 다 버리고

그대 한 사람만 가슴에 담았습니다

내 생애 못다한 사랑이

밤새 황홀한 무희가 되어 그대 곁을 맴돕니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불멸의 서정시 한 편쯤은 써야겠습니다

- 정창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