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하얀 와이셔츠
100 뚜르 2020.01.26 09:45:13
조회 177 댓글 0 신고

 

"여보! 이리와 봐!"

"왜요?"

"와이셔츠가 이게 뭐야 또 하얀색이야?"

"당신은 하얀색이 너무 잘 어울려요."

"그래도 내가 다른 색깔로 사오라고 했잖아! 이 와이셔츠 다시 가서 바꿔와,"

"미안해요. 유행 따라 색깔 있는 와이셔츠를 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당신한테는 하얀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나....나 원 참....”

 

몇 달째 계속 출근은 해야 하는데 하얀색만 입고 가기가 창피했습니다.

한두 번 얘기한 것도 아니고 신랑을 어떻게 보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아내는 방바닥에 펼쳐져 있는 하얀 와이셔츠를 집어 차곡차곡 개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하얀색 와이셔츠의 소매 위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신 지금 우는 거야?"

"신랑 출근하려는데 그렇게 울면 어떡해"

"..., 이 옷...그냥 입어 주면 안 돼요?"

"왜 그래?"

"아니에요. 어서 출근하세요.”

 

아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나는 좀 심했나 싶어

아내 어깨를 두드리며 한참을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눈물 젖은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삐리릭 삐리릭!"

점심 식사시간, 마지막 숟가락을 놓자마자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후다닥 사무실로 들어와 확인해보니 세 개의 메일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두 개는 광고 메일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전 아내가 보낸 메일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당신 화나게 해서 미안해요.

아직 당신한테 얘기하지 못한 게 있는데요.

말로 하기가 참 부끄러워 이렇게 메일로 대신해요.“

 

무슨 얘기를 할지 조금은 긴장되고 떨렸습니다.

 

"여보, 제가 어렸을 때 가장 부러워했던 게 뭔지 아세요?

옆집 빨랫줄에 걸려있는 하얀 와이셔츠였어요.

우리 아버지도 저런 옷을 입고 회사에 다닌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버지요, 단 한 번도... 단 한번도 와이셔츠를 입어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물론 와이셔츠하고는 거리가 먼 환경미화원이셨지만 줄줄이 셋이나 되는

우리 가족 뒷바라지에 새 옷 한 벌 입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알뜰하고 검소하게 살다 가신 분이세요.“

 

지금까지 장인어른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던 아내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그래서 전 당신 만나기 전부터 이런 결심도 했지요.

난 꼭 하얀 와이셔츠를 입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과 결혼해야지.

결국은 제 소원대로 당신과 결혼을 했고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당신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하얀 와이셔츠를 사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화내서가 아니에요. 이제야 알았거든요.

하얀 와이셔츠를 입어 보지 못한 나의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분 인지를요.

늘 조금 굽은 어깨로 거리의 이곳저곳을 청소하러 다니시는

나의 아버지야말로 하얀 와이셔츠만큼이나 마음이 하얀 분이라는 걸요.”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아내가 하얀 와이셔츠만 사오는지....

나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여보,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줄 알아?

아침에 당신이 하얀 와이셔츠 소매에 흘린

눈물 자국 위에 입맞춤하고 있다구.

사랑해요. 진심으로.“

 

 

출처 : 카페 사랑의 향기마을

6
다른 글 추천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2)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5)
삶의 향기  file new 하양 9 11:06:52
당신은 아시는지요  file new 하양 7 11:05:16
당신을 아프게 하는 바로 그것들  file new 하양 5 11:04:12
방향성   new 뚜르 54 11:00:43
U턴 인생  file new 뚜르 56 11:00:37
초도에 가면 - 김진수  file new 뚜르 54 11:00:33
성공자   new (1) 도토리 25 09:40:03
꽃 가슴   new (1) 도토리 35 09:38:11
사랑과 영혼   new (1) 도토리 44 09:36:40
인생은 근면함으로...   new 나는밤도깨비 36 08:52:20
♡ 예의는 중요하다   new (1) 청암 48 08:20:58
잠을 청하다  file new 테크닉조교 47 06:41:12
운동도 쉬어 가면서 하듯  file new 테크닉조교 70 06:26:55
너무 고생하지 마요  file new 테크닉조교 69 06:26:19
안광수, '구름 같은 인생'   new 나비샘 102 04:32:48
김사랑, '들꽃으로 살라하네'   new 나비샘 74 04:32:42
신미항, '가슴엔 너 하나 뿐 이기에'   new 나비샘 72 04:32:36
자신과의 소통   new 해맑음3 60 02:24:55
나 당신을 버리려 합니다  file 모바일등록 new 가을날의동화 101 01:45:17
하루의 행복   new 강아지 114 00:15:50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