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가재미 /문태준
100 뚜르 2020.01.19 11:06:11
조회 265 댓글 0 신고

 

가재미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넌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출처 :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6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2)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4)
변화를 멈추지 마라   new 김용수 27 14:13:57
채우지 마십시요 /법정스님   new 새벽이슬 74 12:11:29
사람의 일  file new 대장장이 73 11:13:17
양심에 의지하라!   new 바다의별 56 11:09:18
그대 사랑 가슴에 있는데   new 새벽이슬 65 11:07:53
호숫가에서/김용호   new 그도세상김용.. 30 11:03:33
부모님께 /선미숙   new 그도세상김용.. 30 10:43:26
가득 채워지는 사랑  file new 대장장이 73 10:13:50
낮춤과 희생  file new (1) 하양 85 09:41:15
노을에 품  file new (1) 하양 78 09:39:29
유혹  file new (1) 하양 78 09:38:07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file new (2) 대장장이 54 09:31:34
따듯한 말 / 이은봉   new 36쩜5do시 48 08:58:04
몸의 명상 / 백무산   new 36쩜5do시 31 08:56:34
밤의 정원 / 손순미   new 36쩜5do시 23 08:56:05
넌 잘하고 있어   new 무극도율 42 08:36:19
♡ 정열로 행동할 때   new (2) 청암 59 07:57:03
말조심  file new (1) 테크닉조교 107 06:58:15
매력  file new (1) 테크닉조교 101 06:57:00
아름다운 세상  file new 테크닉조교 107 06:53:39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