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아프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괴롭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슬프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외롭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힘들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설레이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황홀하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기쁘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즐겁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세상에서 당신처럼

나를 행복하게 한 사람도 없습니다.

내가 어둠으로 있을 때는

달이 되고 별이 되고

내가 빛이 될 때는

기꺼이 어둠을 허락한 사랑

내가 길을 잃고 헤매일 때는

힘없는 내 손을 꼭 잡고

거친 숲속을 헤쳐 따사로운

햇살 한줌 속으로 데려가 준 사람

언제나 희망보다 더 앞서서

기댈 수 있었던 큰 나무 입니다.

글/  오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