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생명은 감동입니다.’

어느 유명한 시인의 시구이다.

필자는 이 시를 읽으며, 깊은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리더십을 전공하지 않은 시인이었지만,

이보다 더 생생하게 리더십을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결국은 누군가에게(자신을 포함하여)영향을 미쳐 행동하도록 하는 동시에,

어떤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성적인 설득으로 움직이기도 하지만 감정이나 감성에 의해 움직이기도 한다.

자신이 감동한 사실을 짧은 글이나 메시지로 표현한 것을 시(詩)라고 한다.

시(詩)가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 다른 감동으로 전달될 때

그 시를 쓴 시인은 분명히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리더십의 생명은 감동입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연유로 혹자는 경영을 산문(散文)에 비유하고, 리더십이나 지도력을 시(詩)에 견준다.

언젠가 아침조회 시간에 필자는 십여 명의 부서원들에게 ‘당신들은 언제 감동을 받습니까?’ 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어떤 이는 뜻밖의 선물에 감동 받는다고 했고, 다른 이는 생각지 못한 상대의 배려에서,

또 누구는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여린 새싹을 보거나,

어린 생명의 탄생을 보면서 감동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십인십색으로 그 표현과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사랑이나 희생이 담보된 답변이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무너진 건물 속이라도 불길을 뚫고 뛰어드는 119대원들의 살신성인

정신은 우리의 가슴에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우리 역사의 비운의 장인 6•25전쟁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벤플리트 장군이 남긴 일화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당시 전투기 조종사였던 사령관의 아들이 전투 중에 북한 지역에서 격추되었다.

군대를 이동시켜 그를 구출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이를 단번에 거절했다.

자신의 아들을 위해 또 다른 병사들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벤플리트 장군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어 나오던 날

소령 계급장을 단 그의 외손녀가 외할아버지 동상에 경례하는 모습이 TV에 잡혔다.

대를 이어 전달되는 감동의 물결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 김석우 지음 <왕건에게 배우는 디지털 리더십> 중에서